한 달째 여야 지지율 제자리… 김건희·이재명 최대 리스크
국힘 30%·민주 40%대 박스권
총선 앞두고 민심 변화 거의 없어
김건희 ‘명품 가방’에 불만 증폭
비명 학살 등 이재명 사당화 비판
PK에선 국힘 15.8%P 차 우위
4·10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다. 최근 한 달간 정치권은 격변이 거듭됐지만 22대 국회의원 선거 가늠자인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심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여권은 ‘김건희 리스크’, 야권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의 연쇄 탈당과 공천 잡음이 이어지고 있어 유권자들의 관망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무선(97%), 유선(3%)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최근 한 달간 정례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국민의힘은 30%대 후반서, 민주당은 40%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2주 차 조사에서 36.7%를 기록한 뒤 39.0(12월 3주)→38.1(12월 4주)→36.6(1월 1주)→39.6%(1월 2주)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같은 기간 44.7→41.6→43.6→44.5→42.4%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이슈가 쏟아졌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비대위를 발족했고, 민주당에서는 여당보다 빠르게 공천 국면에 접어들며 총선 채비에 나섰다. 제3지대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무당층 표심을 적극 겨냥해 왔다.
하지만 표심 변화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여야 모두 악재가 터지며 비호감과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구설로 중도층은 물론 지지층 내에서도 불만이 높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 제기된 상태며 최근에는 ‘명품 가방 논란’까지 터지며 여권 총선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다. 민주당에서는 공천을 둘러싸고 비명(비이재명)계 학살 등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비명계의 집단 탈당도 이어지고 있다. 당대표 피습 사건도 논란과 정쟁화 속에서 동정론이 사그라든 모양새다.
일각에선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지지율 정체 상태의 영향이란 해석도 나온다. 전화면접 방식인 한국갤럽의 최근 6개월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7월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3%를, 민주당은 30%로 오차범위 내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후 국민의힘은 11월 2주 차 조사에서 최고점인 37%를 찍은 뒤 최저 33% 선 사이를 오가고 있었으며 민주당도 7월 4주, 8월 5주 조사에서 각각 29%, 27%를 기록한 뒤로는 줄곧 30%대 초중반에서 유지하고 있다.
다만 부울경에서는 양당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며 국민의힘이 전초전에서는 우위를 점한 모습이다. 지난달 3주 차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39.4%, 국민의힘 45%로 양당 격차가 오차범위 내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지난 2일 이 대표가 부산 방문 일정에서 괴한에 피습을 당한 뒤 서울 헬기 이송, ‘잘하는 병원’ 등의 지방 의료 기관 비하 논란이 불거지면서 가장 최근인 1월 2주 차 조사에서는 격차가 15.8%포인트(국민의힘 50.2%, 민주당 34.4%)까지 벌어졌다. 한편 각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