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참여, 공연 끝나면 해산… 그래서 더 즐거운 합창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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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남성들의 즐거운 합창’
27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매년 공연 앞두고 일시적 모임
10회째… 부산 문화 자리매김

‘코랄하우스 100인 남성축제합창단’ 공연 모습. 숭인문화재단 제공 ‘코랄하우스 100인 남성축제합창단’ 공연 모습. 숭인문화재단 제공

합창을 즐기는 남성 90여 명이 한 무대에 오르는 장관이 펼쳐진다. 부산 민간 합창의 특별한 전통으로 자리 잡은 ‘코랄하우스 100인 남성축제합창단’ 열 번째 정기 연주회 ‘행복한 남성들의 즐거운 합창’이다. (사)숭인문화재단 주최·주관으로 오는 27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된다.

코랄하우스 남성축제합창단은 정기적인 모임을 하는 상설 합창단이 아니라 매년 초 합창을 사랑하는 남성 100명이 자발적으로 모여 10여 차례 연습을 통해 무대에 서고 다시 해산하는, 국내서도 보기 드문 축제합창단이다. 지난 2012년 양산병원 이사장인 변원탄 원장과 부산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김강규 지휘자가 부산에서 합창을 사랑하는 남성들을 모아 멋진 남성합창을 한번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김강규 지휘자는 “합창단 초기에는 단원을 모으기 위해 힘을 많이 썼으나 지금은 아무런 소집 공지가 없어도 50명 정도는 이 시기가 되면 알아서 이 연주회를 기다리다 모여 함께 합창한다”면서 “지금까지 코로나로 2년을 모이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 매년 70명 이상의 남성이 모여 즐거운 합창으로 무대를 꾸몄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 도시에 어떤 특별한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코랄하우스 100인 남성합창단은 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형태의 합창단으로 부산 합창문화의 한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원탄 이사장은 “지금은 100인의 남성합창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지만, 향후에는 200명, 300명이 넘는 남성들이 모여서 함께 합창하며 더 많은 사람이 즐거워하는 날을 꿈꾼다”고 전했다.


2024 코랄하우스 남성축제합창단 제10회 정기 연주회 포스터. 2024 코랄하우스 남성축제합창단 제10회 정기 연주회 포스터.

남성축제합창단 구성은 80% 이상이 60세 이상이다. 이는 1970~80년대 한국 합창의 부흥을 경험했던 세대가 가지는 합창에 대한 향수로 풀이된다. 합창단원 중에는 부산뿐 아니라 경남 거제, 경북 경산, 대구에서도 참석하기도 한다. 심지어 목발을 짚은 채 무대에 서겠다며 연습에 나오는 분이 있는가 하면, 합창단에서 50년 전 친구를 극적으로 만나 옛 추억을 나누기도 했다.

2024년 열 번째 100인 남성축제합창단은 90여 명이 무대에 오른다. 연주곡은 1970년대를 추억하는 트윈폴리오의 ‘우리들의 이야기’와 ‘축제의 노래’를 시작으로 다양한 가요 합창과 마리오 란자가 불러 유명한 ‘축배의 노래’ 그리고 학창 시절 불렀던 노래 연곡 등 다양한 남성 합창곡들이 준비된다.

특별 초청 연주자는 10대 천재 트럼페터 곽다경이 나온다. 곽다경은 척 맨지오니가 연주했던 ‘필 소 굿(Feel so good)’과 이문세가 노래했던 ‘깊은 밤을 날아서’를 연주한다. 그는 이제 중학생의 나이인데, 올해 서울예대에 조기입학 해 본격적인 학업을 시작했다. 지휘는 김강규가 맡았고, 피아노 반주는 고신대 권준 교수가 한다. 전석 초대.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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