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를린영화제에 한국 영화 5편 초청
홍상수 ‘여행자의 필요’ 경쟁 부문
‘범죄도시4’ ‘파묘’ ‘서클’ ‘괜찮아…’
한·일 공동 제작 다큐도 베를린 행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가 줄줄이 초청됐다. 상업 장편영화부터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까지 장르도 다양해 세계 영화계에서 한국 영화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 달 1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작에 한국 작품 다섯 편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일본 공동 제작으로 분류된 다큐멘터리까지 포함하면 총 6편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범죄도시4’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시리즈 작품으로는 처음 베를린 티켓을 얻었다. 비경쟁 부문인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에서 공개된다.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작품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허명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시리즈의 중심인 배우 마동석이 주연과 제작을 맡았다. 김무열, 이동휘, 박지환 등이 출연한다. 베를린영화제 프로그래머 마크 페란손은 ‘액션과 코미디의 활기 넘치는 조화를 가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최민식 주연의 ‘파묘’도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크린에 걸린다. ‘검은사제들’ ‘사바하’ 등을 만든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다. 이 작품은 포럼 섹션에 초청됐다.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색채를 가진 작품을 선보이는 부문이다.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이 출연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김태용 감독의 ‘만추’,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등이 이 부문에 초청됐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바바라 웜은 “풍부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할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김혜영 감독의 데뷔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도 베를린 레드카펫을 밟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돼 일찌감치 주목받은 작품이다. 이 영화가 초청된 ‘제너레이션 K플러스’(Generation Kplus) 경쟁 부문은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성장 이야기, 가족 이야기, 사회 문제 등을 다룬 작품이 상영된다. 이레, 진서연, 정수빈, 손석구, 이정하 등이 연기 합을 맞췄다.
홍상수 감독의 서른한 번째 장편 ‘여행자의 필요’는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로써 홍 감독은 2020년 ‘도망친 여자’부터 5년 연속 베를린의 초대를 받는다. 프랑스에서 온 여인이 한국 여인 두 명에게 불어를 가르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이혜영, 권해효, 조윤희, 김승윤 등이 출연한다. 홍 감독은 연출과 각본, 제작, 촬영, 편집, 음악을 담당했다. 올 상반기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한국 애니메이션도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정유미 감독의 ‘서클’이다. 정 감독은 앞서 애니메이션 ‘수학시험(2010)’ ‘연애놀이(2013)’ ‘존재의 집(2022)’로 세 차례 베를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역사상 애니메이션으로 4회 이상 초청받은 연출자는 정 감독이 처음이다.
한국·일본 공동 제작 다큐멘터리도 있다. 다큐멘터리 ‘되살아나는 목소리’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피폭, 강제 동원·노역 등의 피해를 본 조선인들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은 사회·예술적 담론, 미학 등을 성찰하는 작품을 소개하는 ‘포럼 스페셜’ 부분에 초청받았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