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외쳤던 ‘지하철 건설’ 대부분 ‘4년째 제자리’ [21대 부산 국회의원 공약 점검]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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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부산 국회의원 공약 점검] 상. 도시철도 신설

“건설비 낮다”며 쏟아낸 트램 공약…일부는 지자체도 “처음 듣는다”
도시철도 추진의 첫 단계인 ‘도시철도망 계획’에도 반영 안 된 경우도

4·10 총선이 다가오면서 지역 정치권에서 ‘도시철도 건설’ 공약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부산 도시철도 모습. 정종회 기자 jjh@ 4·10 총선이 다가오면서 지역 정치권에서 ‘도시철도 건설’ 공약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부산 도시철도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일보>는 4·10총선을 앞두고 2회에 걸쳐 부산지역 현역 의원들의 ‘지역 개발’ 공약을 점검한다. 도시철도에서 대규모 복합개발사업까지 4년 전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었던 공약의 역사와 현재 모습을 살펴본다.


4·10 총선이 다가오면서 지역 정치권에서 ‘도시철도 건설’ 공약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도시철도(지하철)는 과거나 현재나 지역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는 ‘대표공약’이다. 부산지역 현역 국회의원들도 18명 가운데 12명(백종헌 정동만 박수영 박재호 서병수 김도읍 최인호 장제원 조경태 안병길 황보승희 하태경)이 지난 총선에서 도시철도 관련 공약을 했다. 그러나 실제 도시철도 건설을 위해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데다 예비타당성조사 등 넘어야할 문턱도 높아 ‘사업 확정’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4년전 제시됐던 부산의 도시철도 공약도 실제 사업이 확정된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쏟아진 트램 공약, 현실은

지난 총선 당시 도시철도 관련 공약에서는 유난히 ‘트램’(노면전차)이 많았다. 지상 도로를 달리는 트램은 사업비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지하철에 비해 6분의 1 이하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도시철도 건설이 쉽지 않은 짧은 구간에 트램 건설 공약을 쏟아냈다.

4년이 지난 현재 부산의 트램 공약 가운데 그나마 ‘사업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노선은 남구의 오륙도선(경성대·부경대역~이기대삼거리)과 기장의 정관선(노포~정관) 정도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의 공약 사업인 오륙도선은 사업비 증가로 ‘타당성 재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올해 국비 예산 30억 원을 확보해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하면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이 공약한 정관선 트램은 지난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국비 지원 여부가 결정되는 예타는 도시철도 건설에서 ‘결정적 단계’다. 예타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결론 날 경우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정관선은 오는 8월 전후 발표가 예상되는 예타 결과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공약한 송도선(부평~장림)은 도시철도 사업의 첫 단계인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이 이뤄진 상태다. 부산시는 “투자우선순위에 따라 주변 개발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후 노선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도선 등의 추진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이 공약한 중구 미니 관광트램 등은 사실상 공약 자체가 사라진 상태다. 부산시는 이 지역 트램 사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관광트램의 경우 부산시 철도사업이 아닌 지자체 관광사업으로 추진할 수도 있다. 황보승희 의원 측은 그러나 “중구 미니 관광트램은 C-Bay~Park선(부평~시민공원)에 포함돼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다”면서 “관광트램은 아니지만 도시철도 계획에는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전철, 일부만 예타 통과

지난 총선에선 ‘경전철’ 공약도 많았다. 경전철은 일반적인 도시철도(중량전철)에 비해 건설비가 30% 정도 덜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전철은 6량 이하 편성이 많으며 6~10량인 중량전철보다 수송인원이 적다. 부산김해경전철은 6량 편성이고 ‘지옥철’로 유명한 김포골드라인은 2량 편성이다.

부산에선 기장선(안평~일광택지)과 하단녹산선(하단~녹산)이 경전철로 추진되고 있다. 2010년부터 추진된 기장선은 2012년 19대 총선 이후 ‘단골 총선 메뉴’였다. 19대 총선에선 하태경 후보(해운대기장을), 20대 총선에선 윤상직 후보(기장)가 기장선 건설을 공약했다. 21대 총선에선 현재의 현역 의원인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이 기장선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기장선은 예비타당성 조사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정 의원 측은 “기장선의 예타대상사업 선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추진된 하단녹산선은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조기 완공’을 공약했다. 하단녹산선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 지난해 연말 건설타당성평가도 통과해 사업 추진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


■첫단계 진입 못하고 ‘후보’에만

이 밖에 우암선(신선대~좌천역)과 초읍선(부전역~종합운동장역) 등은 도시철도 건설 사업 추진의 첫 단계인 부산 도시철도망 계획에 반영되지 못한 상태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우암선 철도를 활용한 우암테크노벨리선”으로 공약한 우암선은 ‘트램화’ 등이 거론됐으나 아직 사업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다. 우암선은 현재 부산시 도시철도망 계획에 ‘후보’ 노선으로 검토되고 있으나 2030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로 사업 추진이 더 어려워졌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공약한 초읍선 역시 부산 도시철도망 계획에 후보노선으로만 이름을 올린 상태다.

지난 총선에선 기존 도시철도 노선을 연결하는 공약도 제시됐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도시철도 1호선(좌천역)~2호선(문현역)을 연결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 연결사업은 부산시 내부 검토 결과 추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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