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욱의 타임 아웃] ‘롯데의 가을’ 기대한다
스포츠부 차장
경남 김해시 상동면에 위치한 롯데 자이언츠 상동야구장은 신인 캠프에 참가한 ‘자이언츠’들의 젊은 열정과 땀방울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상동야구장은 사직 무대에서 뛰는 꿈을 꾸는 2군, 신인, 재활 중이거나 군을 전역한 선수 등이 훈련하는 곳이다. 또 2군 퓨처스리그 경기를 치르는 곳이기도 하다. 부산 사람이면 사직이야 모르는 이가 없지만 상동은 다소 낯설다. 기자 역시 한 번도 찾아본 적이 없었다. 올해 〈부산일보〉 스포츠부로 발령이 나 2024시즌 한국프로야구(KBO) 취재를 담당하게 되면서 이달 중순 상동야구장을 직접 찾아봤다.
먼저, 상동야구장에 대해 조금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김해시 상동면 대감리에 롯데의 전용 연습구장으로 2007년 세워졌다. 이후 편의시설 증축과 리모델링을 거쳐 주경기장, 경기운영관, 선수들이 먹고 자고 쉬면서 머무는 거인관, 자이언츠 돔 등으로 구성된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주경기장은 사직과 동일한 외야 펜스가 설치돼 있었다. 경기 관람이 가능한 관중석은 포수와 주심 뒤로 만들어져 있다. 2군 퓨처스리그 경기를 관람한 적은 없지만 한적하고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관람료는 무료다.
상동을 찾았던 날 간만의 추위가 찾아온 탓에 밖에서 러닝 중인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자이언츠 돔에서 훈련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자이언츠 돔은 피칭을 하거나 타격 연습을 할 수 있는 실내 훈련실부터 트레이닝할 수 있는 운동 공간, 재활을 위한 치료센터, 트레이너실 등이 복합적으로 갖춰진 공간이다.
이날 롯데의 유망주이자 투타 겸업 ‘이도류’ 전미르,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인기를 끈 정현수 등 고등학교,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프로로 온 신인 선수들을 만났다. 이번 겨울부터 합류한 새 얼굴의 선수가 상당수일텐데 풋풋한 모습으로 장난도 치면서 훈련하는 모습에서 이미 그들은 끈끈한 동료가 돼 있었다.
이들 각자의 출신과 포지션, 이전 성적들은 천차만별이다. 구단의 큰 기대를 안고 괌 전지훈련을 기다리는 ‘즉시 전력감’ 기대주도 있는 반면, 앞으로 차근차근 성장시켜야 할 미래 자원들도 있었다. 그들 모두의 꿈은 단 하나. 1군 무대 출전이다. 출발선은 동일하다. 이제부터 흘릴 땀의 양에 따라 올해, 혹은 내년쯤 사직에서 볼 수 있는 이도, 조용히 상동을 떠날 이도 있을 것이다.
올해는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합류로 그 어느 해보다 가을야구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열망이 크다. 길어져야 할 올 시즌을 끌어가려면 확실한 1군 외에도 뒤를 받쳐줄 든든한 백업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상동에서 느껴진 젊은 패기와 뜨거운 땀방울들은 곧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증명될 것 같다. 사직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새 얼굴은 과연 누가 될지 궁금해진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