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주형광 코치 “강한 훈련 통해 자신감 갖고 긴 이닝 소화하게 할 것”[여기는 괌]
롯데 자이언츠 1군 투수 코치
5년 만에 친정 팀 부름 받아
왼손 투수 약점 해결 적임자
선수·프런트와 신뢰도 높아
멘탈·기술 관리 위주 맹훈련
“미들맨 등 불펜 강화가 숙제”
“저는 (훈련 강도가) 쎈 것을 좋아합니다. 많이 뛰는 것도 좋아하고 많이 던지는 것도 좋아합니다. 투구 수 연습량도 차차 늘리고 시범경기 등에서 최종적인 컨디션을 체크할 계획입니다. 캠프의 목표는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겁니다.”
롯데 자이언츠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왼손 레전드’ 주형광 투수 코치는 롯데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 명이다. 1994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선수 시절 내내 롯데의 자타 공인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다가 은퇴 뒤 롯데 2군 투수 코치를 맡았다. 2019년을 끝으로 롯데에서 떠난 뒤 고려대 야구부에 잠시 몸을 담았다가 부산 양정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을 맡으며 프로와는 거리를 두는 듯 했다.
그랬던 영원한 ‘롯데맨’이 올 시즌 다시 롯데의 부름을 받았다. 롯데의 오랜 약점인 왼손 투수 숙제를 풀 유일한 적임자가 주형광이기 때문이다. 5년 만에 돌아온 주형광 투수 코치를 5일(현지시간)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미국령 괌의 데데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났다.
주 코치는 가장 먼저 투수진과 가진 첫 미팅에서 “올해는 예년보다 공을 더 많이 던지게 될 것이다. 7~8월 팀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훈련에 임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난 주 코치는 “5년 만에 (롯데에) 돌아와서 아직 선수단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해 선수들도 실망을 많이 했을 것”이라면서 “올해 스프링캠프에선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는 외국인 ‘에이스’ 찰리 반즈와 지난해 후반기에 합류해 좋은 성과를 낸 애런 윌커슨이라는 ‘원투펀치’와 함께 토종 박세웅, 나균안 등 좋은 선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주 코치는 “선발과 함께, 김원중, 구승민, 최준용, 박진형, 김상수 등 1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들은 많다”면서도 “문제는 중간에 멀티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비교적 부족하기 때문에, 2~3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프로 인생을 모두 롯데에서 보내 누구보다 롯데를 잘 파악하고 있는 대선배이기에 그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도 두텁다. 또 그는 구단 프런트 직원들과도 친하다. 주 코치는 “선수들의 심리를 컨트롤해서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실력을 충분히 표출하게 만드는 것이 투수 코치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특히 롯데는 시즌 초반 반짝했다가 여름이 지나고 후반이 되면 순위가 내려오기를 반복했기에 선수들이 심리적 압박감이 많다고 분석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하반기 롯데 부진의 이유라는 것이다. 이에 그는 선수들의 멘탈 관리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주 코치는 이번 스프링캠프 훈련 스케줄에 대해 "옛날처럼 주구장창 던지는 게 아니라 컨디션을 체크하면서 피칭양을 늘려 몸이 적응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트레이닝 파트와도 협력하면서 관리하는 훈련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주 코치는 “올해 투수진의 뎁스(선수층 깊이)가 지난해보다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 투수들을 얼마만큼 잘 활용하는 지가 저와 (김태형) 감독님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괌(미국)=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