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출마' 또다시 갈림길 선 김태호
김태호 양산을 출마 요구에 "고민"
두 차례 험지 출마 요구 수용 여부 이목
양산을 출마 수용에 무게…김두관 꺾을 경우 존재감 급상승
국민의힘이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에 이어 경남 지역의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에게도 당 험지로 꼽히는 경남 양산을 지역 출마를 요청하면서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김 의원에게는 지난 21대 총선에 이은 당의 두 번째 험지 출마 요구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김 의원은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3선 고지에 올랐다. 이번 당의 요청을 두고 그는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김 의원이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연달아 거절할 명분이 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이 당의 요구를 수용하고 양산을에서 민주당 현역인 김두관 의원을 꺾을 경우, 그의 정치적 존재감은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3선 중진인 김 의원은 6일 당의 양산을 출마 요청에 “당에 은혜를 받은 사람이지만, 무소속까지 출마해 나를 지켜준 지역민들과의 약속도 가볍게 여길 수 없기 때문에 큰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 때 당의 험지 출마 권유에 반발했다가 공천에서 배제된 바 있다.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을 받은 강석진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지난 총선에서의 험지 출마 요구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재현된 모양새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 의원은 최근 양산 지역에 집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북강서갑 험지 출마를 수용한 서 의원과 함께 김 의원도 당의 양산을 출마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당에서는 그가 가진 경쟁력을 통한 ‘선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의원은 도의원, 군수, 도지사, 국회의원 포함 총 8번의 선거 가운데 7차례 당선돼 ‘선거의 달인’으로 꼽힌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현역으로 버티는 낙동강벨트 지역구에 도전할 적임자로 김 의원이 꼽히는 이유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중진 험지 출마 요구와 관련, “어떻게 보면 본인들이 많이 수고해서 다선 의원이 됐지만 또 당의 혜택을 받은 부분도 있기 때문에, 지금 당이 굉장히 어려운 입장이므로 우선적으로 나서서 좀 어려운 데를 가서 한 지역구라도 이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