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서 적발된 코카인 100kg… 중남미 마약 조직 문양 나와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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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卍·십자가 등 중남미 조직 문양 발견
위치추적기, 지문 등 토대로 국제 공조 수사

남해해양경찰청이 압수한 코카인 모습. 부산 남해해양경찰청 제공 남해해양경찰청이 압수한 코카인 모습. 부산 남해해양경찰청 제공

부산항에 입항한 화물선에서 코카인 100kg이 적발된 가운데 마약 포장지에서 중남미 마약 밀매조직을 상징하는 문양이 발견됐다. 지문, 위치 추적기 등 다량 증거물도 발견돼 해경이 국제 공조수사에 나섰다.

부산 남해해양경찰청은 지난달 부산항 신항에 정박한 화물선 A호(7만 5000t)에서 적발한 코카인 100kg에서 돌고래, 卍, 십자가 등 문양이 발견됐다고 8일 밝혔다. 남해해경 측은 중남미 마약 밀매조직이 주로 사용하는 문양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신항에 입항한 A호에서 마약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선사 측이 선박 검사를 진행하던 중 ‘씨체스트(선박 바닥에 해수가 유입되는 공간)’에서 마약류가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가방 3개를 발견된 것이다. 가방에는 1kg으로 소분된 코카인 100kg이 들어있었다.

남해해경은 이번 마약 밀매가 A호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A호 선원 23명을 대상으로 한 DNA 채취, 소변 검사, 디지털 포렌식 등 마약 범죄와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남해해경은 A호가 ‘기생충 수법’의 대상이 된 것으로 추정한다. 씨체스트 등 선박 내부의 도움 없이도 마약을 은밀하게 숨길 수 있는 공간을 이용해 제3국으로 마약을 유통하는 수법이다. 남미, 아시아, 유럽 등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A 호가 적절한 범죄 대상으로 점 찍힌 셈이다.

남해해경은 코카인에서 발견한 지문, DNA, 위치 추적기 등 증거물을 통해 국제 공조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지난달부터 수사과장을 중심으로 한 본부를 설치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해해경 관계자는 “최종 목적지는 한국이 아닌 유럽 등 제3국이라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수집한 증거물을 토대로 인터폴 등 국제 공조수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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