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없어…” 졸업식과 함께 열린 휴교식
우암동 신연초등 2년 동안 휴교
8일 12명 졸업해 재학생 10명뿐
인근 새 아파트 준공하면 재개교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입니다. 졸업생은 물론이고 다른 학교에서 새 출발하는 학생들에게 격려와 축하를 보냅니다.”
8일 오전 10시 부산 남구 우암동 신연초등학교. 이은 교장은 졸업생들과 다른 학교로 떠나는 재학생들을 내려다보며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이날 학교 5층 강당에서는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과 더불어 다른 학교로 떠나는 재학생들을 위해 ‘휴교식’이 동시에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 졸업생과 재학생은 난타 공연을 주고받았다. 서로가 새로운 학교에서 잘 적응하도록 1년 동안 준비한 난타 공연에 교직원과 학부모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학부모와 학생들도 정든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졸업한 윤시온(13) 양은 “다른 졸업생들은 졸업하고도 추억이 담긴 이곳을 곧잘 찾아왔다. 그러나 학교가 문을 닫게 되면서 저는 그러질 못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학교가 한동안 문을 닫는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다. 한 학년당 10명이 안 되는 부산 초등학교도 8곳에 달하는 등 심각한 학생 부족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신연초등은 오는 3월 1일부터 2026년 2월까지 2년 동안 학교 문을 닫는다. 올해 41기 졸업생 12명이 학교를 떠나면서 재학생이 10명이 된 탓이다. 신연초등 측은 전교생 수가 교원 수와 똑같을 정도로 줄면서 정상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서 학생 수 부족으로 초등학교가 휴교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신연초등은 2026년 학교 인근에 3000여 세대의 대규모 아파트가 준공되는 시기에 맞춰 다시 학교 문을 열 계획이다.
가족처럼 정겨운 분위기의 학교가 한동안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교직원, 학부모 등 학교 관계자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신연초등 최나영 학부모회장은 “재학생들은 계속해서 신연초등을 다니고 싶어 했기에 안타까움이 크다”며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휴교를 막지는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 교장은 이날 축사에서 “졸업생과 재학생 모두 새로운 적응이 필요하겠지만, 착하고 성실한 신연초등 학생들은 잘하리라 생각한다”며 “예상치 못한 휴교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한 교직원분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신연초등을 포함해 심각한 학생 부족에 시달리는 부산지역 초등학교는 모두 8곳이다. 전교생 수가 가장 많은 곳도 45명에 그치는 등 한 학년당 10명도 채우지 못하는 상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이번 신연초등과 같은 휴교와 폐교 사례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