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논란’ 두 달 만에 윤 대통령 “정치 공작”… 비난 여론 여전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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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한 처신 통해 재발 방지 의지
민주 “반성·사과·공감 없다” 혹평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KBS 신년 특별대담을 통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 파장이 일단락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안이 불거진 지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일단 ‘정치 공작’임을 명확히 했다. 2022년 9월에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총선을 앞둔 시점에 공개한 점, 시계에 카메라를 장착해 몰래 촬영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윤 대통령은 “더 중요한 것은 정치 공작 자체보다 분명하게 선 긋는 처신”이라고 강조했다. 엄중한 처신을 통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김 여사가 중학생 시절 선친이 사망했다는 점, 몰카 촬영을 위해 명품 가방을 건넨 사람이 김 여사 선친과 친분을 내세우며 접근했다는 점 등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며 당시 사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4월 총선을 두 달여 앞둔 현재까지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김 여사 문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에 악재로 돌출된 상황에서 이를 직접 털고 가야한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으로서는 나름 진솔하게 여론에 호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도 사과나 유감 등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또 윤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당시 정황을 설명한 만큼 김 여사가 직접 입장을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했듯이 야당은 ‘오만한 불통’이라며 윤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8일 “국민이 듣고자 했던 진실한 사과, 반성, 위로와 공감 어느 거 하나 담겨 있지 않다”고 혹평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완전히 매듭지어질지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다섯 글자만 드리겠다. 대통령이 계속 ‘아쉽다’고 했는데 나도 똑같은 말을 반복하겠다. 아쉽습니다”라고 답했다.

여권은 윤 대통령의 직접 입장 표명이 설 연휴 동안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실제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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