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희생론·문 정부 책임론… 여야 공천 갈등 확산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힘, 이원모 강남을 사실상 철회
용산 참모 '양지행' 비판에 부담
윤 대통령 "특혜·후광 효과 없어"
민주, 친문 공천 배제 계파 충돌
친명 "정권 뺏긴 것에 책임져야"
친문 "모두의 책임" 강력 반발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위)와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설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위)와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설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공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험지 차출’ 요구가 비주류 중진에서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가 ‘친문 공천 배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국힘 ‘친윤 희생론’ 파장 확산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에 이은 당의 공식적인 험지 출마 요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중진 추가 차출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진 의원 ‘험지 차출’ 요청 파장은 용산 대통령실 참모 출신 등 친윤 인사에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험지 중진 차출이 부산·울산·경남(PK)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친윤 희생론’이 PK 지역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국민의힘에선 ‘양지행’을 택한 용산 참모에 대한 눈총이 따가워지고 있다. 험지 차출 파장이 용산 참모들로 확산된 것이다.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전날 “공천과 관련해 어떠한 당의 결정도 존중하고 조건 없이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앞서 국민의힘 현역 박진 의원이 있는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이후 ‘양지를 좇는다’는 비판에 중진 험지 차출 파장이 더해지며 사실상 공천 신청을 철회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KBS 대담에서 “(참모들의) 대통령실 후광은 불가능하다. 공정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특혜나 대통령실 출신에 따른 후광 효과는 있을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지역구 재조정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중진 차출 파장에 친윤 인사들의 지역구 전략공천 폭이 더욱 좁아진 만큼, 우선추천 지역이라도 경선 등으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는 공천을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판갈이’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 ‘친문 배제’ 정면 충돌

민주당에선 중진 희생 대신 친문 배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제기한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 논란이 ‘친문 공천 배제’ 주장으로 이어진 탓이다. 친명계에선 “염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문재인정부 핵심 인사들의 공천 배제를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민주당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은 8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정치는 염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출마하면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정권을 뺏긴 것은 역사적인 죄를 지은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가까이 모셨던 비서실장이나 그런 분들은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발언은 임종석·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공천 배제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에서는 친명계 지도부가 지난 5일 별도의 모임을 갖고 임 전 실장 등의 공천 배제를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친명계가 이처럼 ‘친문 핵심 공천 배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나서자 친문계는 강력 반발했다.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친문 인사인 저도 총선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냐”라고 반박했다. 고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 책임론에 대해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킨 건 결국 민주당이 패배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고 최고위원은 친문 공천 배제 갈등과 관련 이재명 대표가 직접 나서 ‘단합’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명계의 ‘공천 배제’ 표적이 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기서 더 가면 친명이든 친문이든 당원과 국민들께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