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총장 선거 탈락 후보, 최재원 지지 문자 발송 ‘잡음’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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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투표 직전 유권자에 문자 보내
박빙 승부에 영향력 행사 혼란 야기
금정구선관위, 규정 위반 등 조사
정치권 방불 혼탁 자성 목소리도

지난 6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경암체육관에서 열린 ‘제22대 부산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거’에서 각 후보 참관인들이 온라인 투표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6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경암체육관에서 열린 ‘제22대 부산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거’에서 각 후보 참관인들이 온라인 투표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대 총장 선거 도중 탈락한 후보가 투표 도중에 1순위 임용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메시지를 대학 내 유권자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선거 당일 특정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건 규정 위반이어서 금정구 선거관리위원회 조사가 시작됐다. 이번 총장 선거는 근소한 차이로 1위와 2위가 나뉘면서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8일 금정구선관위에 따르면 총장 후보로 출마한 A 교수가 최재원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를 보내는 규정 위반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대 총장 선거 당일인 지난 6일 A 교수는 1차 투표에서 3위 안에 들지 못했다. 후보자 6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기계공학과 최재원 교수, 화학교육과 진성호 교수, 국제전문대학원 김석수 교수가 각각 1, 2, 3위를 기록했다. 유효 득표율은 23.81%, 22.33%, 22.22%로 큰 차이가 없었다.

2차 투표 대상 후보 3인이 확정된 직후 A 교수는 ‘최재원 후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발송했다. 금정구선관위는 A 교수가 해당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하고 발송 대상과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교육공무원법과 부산대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에 따르면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선거 당일에는 합동 연설회를 제외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특정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행위 역시 규정 위반이다.

금정구선관위는 이 같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A 교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후 부산대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에 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다. A 교수에 대한 법적 대응은 총추위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A 교수는 〈부산일보〉 취재진이 수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를 남겼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부산대 총장 선거는 말 그대로 ‘초박빙’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학내 혼란 등 당분간 후유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 총장 선거는 1위 후보가 과반 지지를 얻을 때까지 투표를 계속하는 방식이다. 이번 선거는 3차 결선투표까지 진행된 끝에 최 교수가 지지율 51.09%로 1순위 후보자가 됐다. 2순위 후보자는 48.91%를 득표한 화학교육과 진 교수였다. 두 교수 득표율 차이는 약 2%포인트에 불과했다.

탈락 후보 지지자 표심 향방이 이번 선거 승패를 가른 것으로 보이면서 A 교수 문자 발송은 더욱 중대한 규정 위반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산대 B 교수는 “A 교수 문자가 총장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번 선거가 박빙으로 치러진 만큼 문자를 발송한 행위가 미친 영향력을 둘러싼 학내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산대 구성원들 총의를 모으는 총장 선거가 정치권처럼 혼탁한 모습을 보였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부산대 C 교수는 “지역 대학 맏형으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부산대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며 “정치판 선거를 연상시키는 일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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