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연속 올림픽 도전' 황선홍호, 5일 출국 두바이 전훈
1~3일 경기도 이천서 회복 훈련
UAE서 전훈 후 10일 도하 입성
15일 개막 카타르 U-23 아시안컵
3위 안에 들어야 파리 직행 티켓
배준호·양현준·김지수 등 해외파
합류·활약 여부가 우승 달성 좌우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3일간의 국내 훈련을 마치고 5일 전지훈련 캠프가 마련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떠난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1~3일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하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대비한 국내 훈련을 마쳤다.
해외파를 제외한 K리그 소속 18명이 먼저 소집돼 이날부터 발을 맞췄다. 첫 훈련에는 무릎을 다친 백상훈(서울)만 숙소에서 회복훈련을 하고 17명이 참여했다.
3일까지 회복 훈련을 마친 한국 U-23 대표팀은 5일 두바이로 출국, 전훈 일정을 마친 후 10일 결전지인 도하에 입성한다.
이번 아시안컵은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한국 축구의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대기록 달성 여부가 황 감독과 23명의 태극전사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0회 연속으로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에 진출한 나라는 없었다. 한국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을 때 이룬 ‘8회 연속’ 진출부터 세계 첫 기록이었다.
황선홍호의 핵심인 배준호(스토크시티),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퍼드) 등 해외파 선수 5명은 13∼14일 소속팀 경기를 치른 뒤 대회 개막이 임박해 팀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B조에 속해 UAE(16일), 중국(19일), 일본(22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파리행 직행 티켓을 얻고, 4위가 되면 아프리카 지역 예선 4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황 감독은 “어려운 과정인 것은 분명하다. 굉장히 무겁게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원팀, 원골’(하나의 팀, 하나의 목표)로 본선 진출을 이뤄 내겠다”고 다짐했다.
황 감독은 “어차피 참가국 16개 팀 중 쉬운 팀은 없다. 축구에는 쉬운 경기가 없고, 어느 팀을 만나도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선수들은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난 믿는다. 코치진과 합심해서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원팀’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하극상 사건’ 등으로 크게 흔들린 A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을 맡아 지난달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1승 1무)을 무난하게 치르며 ‘재출발’의 계기를 마련하고 U-23 대표팀으로 복귀했다.
황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비교하면) 개인 기량은 좀 미흡할 수 있겠지만, 팀으로는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부분을 우리의 장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훈련에 나오기 전 미팅을 하고) 선수들에게 한 발, 한 발 같이 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했다”면서 “즐겁게 해 보겠다. 내가 그런 에너지를 뿜어내야 선수들도 즐겁게 할 수 있다. 그렇게 한번 도전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모든 선수의 경기력과 의지가 우승 목표를 이루는 데 중요하겠지만, 대표팀의 핵심 자원인 배준호, 양현준, 김지수 등 해외파 선수 5명의 합류와 활약 여부가 올림픽 본선 진출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드필더 배준호와 양현준은 U-23 대표팀의 주요 자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4강 진출에 기여한 배준호는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 스토크시티에 입단해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서도 상대 수비진을 무력화하는 드리블을 연이어 선보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준결승전에서는 엄지성(광주)의 결승골을 돕는 등 대회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아시안컵 개막을 10일가량 앞둔 상황에서 배준호의 합류 여부는 아직도 불확실하다.
최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U-23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하며 황 감독이 해외파 소속 구단들로부터 선수 차출 동의를 받아 이들의 대회 출전이 확정됐다고 했지만, 불과 며칠 사이 해외파의 합류 여부는 다시 안갯속에 빠진 모양새다.
실제 배준호는 WAFF U-23 챔피언십에서 준결승전 이후 스토크시티의 요청으로 결승전을 치르지 못하고 영국으로 조기 복귀했다.
스토크시티는 챔피언십 24개 팀 중 18위로, 팀간 승점이 다닥다닥 붙은 하위권 구도상 언제든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치다. 시즌 막판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스토크시티가 다시 한 번 배준호에게 '복귀 콜'을 보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현준의 활약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는 양현준은 A대표팀에 승선해 카타르 아시안컵 무대도 경험했다. 다만, 최근 활약상은 다소 아쉽다.
올 시즌 리그 1골 3도움을 기록 중인 양현준은 주로 후반전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출전 시간이 들쭉날쭉한 편이다.
마지막 골도 다섯 달 전인 지난해 11월에 기록했고, 지난달 황선홍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던 A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명단에는 빠졌다.
측면에서의 저돌적인 돌파가 장점인 양현준이 U-23 아시안컵에서 제 기량을 완전히 펼친다면 측면-중앙 연계를 통한 대표팀의 공격력이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