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나자 고삐 풀린 물가… 먹거리·공공요금 '들썩'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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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 가공식품 평균 6% 상승
식용유 49% 설탕 27% 증가
필수 식재료 상승 폭 두드러져
전기료·가스비 등 인상 전망

가공식품 실구매가가 1년 새 6%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가공식품 실구매가가 1년 새 6%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4월 총선 정국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억제해 온 물가 상승 압박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총력 물가 대응에 나선 정부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다소비 가공식품 32개 품목의 올해 1분기(1~3월) 평균가격을 조사한 결과 25개 품목 가격이 지난해 동기보다 상승했다. 전체 평균 상승률은 6.1%, 오른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9.1%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2배 안팎에 이르는 것이다.

기호 식품보다 필수 식재료 가격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식용유(100mL)가 지난해 1분기 평균 643.3원에서 올해 1분기 963.7원으로 49.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설탕(27.7%), 된장(17.4%↑) 등도 오름세가 가팔랐다. 이외에 카레(16.3%), 우유(13.2%), 맛살(12.3%), 커피믹스(11.6%), 고추장(7.8%), 햄(7.6%), 시리얼(6.7%) 등이 상승률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일각에서는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주요 식품업체들이 원재료 인상 등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을 일제히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정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 역시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요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지난 11일(현지시간) 코코아 선물 가격은 t(톤)당 1만 373달러(약 1430만 원)로, 1주일 만에 9.6% 올랐고 한 달 전과 비교해 54.18% 비싸다. 이는 연초와 비교하면 142.6% 오른 것이다.

정부는 식품·외식업계에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달라고 연일 협조를 요청하는 상황이지만, 지금과 같이 원룟값이 계속 오르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총선 후 정부 압박이 완화되면서 프랜차이즈 등에서도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4·10 총선이 막을 내리면서 사실상 총선 이후로 미뤄졌던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와 에너지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5월 이후 동결해온 가스요금의 인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적지 않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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