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신청사 건립 탄력… 김지태 후손 부지 대부분 기부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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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법인 자명사 무상 기부
전체 44% 해당 1만 3405㎡
근저당 설정 변제도 완료 단계
기부자 소유 인근 땅 특혜 우려에
차남 김영우 “선친 기념관 건립”

12일 부산 북구청에서 신청사 건립부지 일대 땅 소유주인 자명사와 북구청 간 기부 협약식이 열렸다. 부산 북구청 제공 12일 부산 북구청에서 신청사 건립부지 일대 땅 소유주인 자명사와 북구청 간 기부 협약식이 열렸다. 부산 북구청 제공

부산 북구청이 신청사 건립 예정 부지 중 민간 소유 부분 대부분을 소유주로부터 무상 기부받기로 했다. 구청이 사유지가 대부분이었던 부지를 대거 확보하면서 북구 지역 숙원 사업인 신청사 건립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북구청은 지난 12일 신청사 건립부지 일원 덕천동 산 45-16 소유주인 자명사와 무상 기부 협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기부 대상지는 신청사 건립부지 3만 363㎡의 44%에 해당하는 1만 3405㎡ 규모로 신청사 건립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사유지 대부분이다. 구청은 무상 기부 협약과 함께 기부 대상지를 도시관리계획 시설 공공청사로 결정했다. 무상기부 협약을 체결한 자명사는 부산 출신 기업인이자 부일장학재단을 설립한 고 김지태 선생의 후손들이 설립한 종교법인이다.

구청은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 행정절차도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자명사로부터 기부받기로 한 땅은 현재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데, 변제도 대부분 완료됐다는 설명이다. 구청은 자명사 측에 토지에 설정된 사권에 대해 등기말소 완료 후 관련 서류 제출 등을 받을 계획이다.

신청사 조감도. 부산 북구청 제공 신청사 조감도. 부산 북구청 제공

신청사 건립 예정 부지에 대한 무상 기부를 확실히 약속받으면서 북구청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신청사 마련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1977년 준공된 현재 북구청사는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진작부터 시설 개선이나 이전 요구가 상당히 많았다. 북구 전체로 볼 때 남서쪽에 치우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주민 목소리도 상당했다. 역대 구청장이 공약으로 신청사 건축을 항상 내세웠지만 주민 반발과 경제적인 문제로 번번히 좌절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은 신청사 부지 대부분을 확보하는 실질적인 성과라는 점에서 향후 신청사 건립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상 기부에 나선 기부자 측은 지역 사회에 선한 의지를 퍼트리기 위해 기부를 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 기부자가 신청사 건립 예정지 인근 부지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혜 논란이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고 김지태 선생 차남인 한생산업 김영우 회장은 덕천동 산 45-1과 산 45-15 자연녹지지역 약 11만㎡를 소유하고 있다. 신청사가 세워지면 해당 부지가 용도 변경되면서 지가가 상승하거나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김 회장은 “기부 부지 근저당 등에 대해 현재 대부분 변제를 완료했고 1억 원 미만 정도만 남았다. 지역 사회에 선한 의지가 퍼지기 위해 기부하는 것이어서 당연히 등본상 깨끗한 상태로 소유권을 넘기겠다”며 “소유한 신청사 예정지 인근 부지는 자연녹지지역으로 함부로 규제를 풀 수 없는 땅이다. 나중에 자명사로 소유권을 넘길 것이고 가능하다면 구청과 협의해 선친을 기리는 기념관 정도만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북구청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기부받는 부지 이외 다른 땅을 도시관리계획으로 설정할 계획이 없다. 신청사 건립에 있어 누군가에게 특혜가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사업 부지 확보로 신청사 건립 첫발을 뗀 만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청은 지방재정 투자심사,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2026년 착공에 들어가 2029년 덕천생활체육공원 일원에 신청사 문을 연다는 목표다. 현재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신청사 건립 예산은 1605억 원이고 현재까지 모인 기금적립금은 712억 원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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