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땐 배럴당 100달러 ‘훌쩍’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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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오일쇼크 국제유가 들썩
원·달러 환율 1400원 넘을 수도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이 방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이 방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흘러갈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전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쟁이 확전되면 국제유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중동의 위기는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란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로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단행했다. 앞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87.67달러까지 올랐다가 85.66달러에 마감했다.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상승했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국가다. 여기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을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 수출 통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나는 곳이다. 이번 공격에 앞서 에너지 컨설팅회사 래피던 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무력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까지 이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로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유가 상승이 금리인하 여부와 밀접하다는 점이다. 만약 기름값이 올라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게 나온다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는 우리나라 금리에도 큰 영향을 준다.

환율도 불안하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70원선을 넘어섰다.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부각된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단을 14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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