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고령화’ 본격…청년층 과소대표 어떡하나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2대 총선 50대 이상 첫 절반 넘어
부산 경우 4년 전 이미 과반 달해
“저성장·저출생 당사자 목소리 담아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부산 부산진구청 백양홀에 마련된 부암1동 제4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부산 부산진구청 백양홀에 마련된 부암1동 제4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50대 이상 유권자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유권자 고령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치권이 노년층, 이른바 ‘그레이 보터’(노년 투표층) 표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층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0 총선 전체 유권자 4425만 1919명 중 50대 이상이 2282만 1661명으로 51.57%를, 40대 이하는 2143만 258명으로 48.42%를 차지했다. 50대 이상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전국 단위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부산의 경우, 이미 4년 전 21대 총선에서 50대 이상 유권자가 과반을 넘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50대 이상이 55.17%, 40대 이하가 44.82%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특히 30대 이하의 유권자 수는 81만 1856명에 그쳐 60대 이상(104만 9686명)의 8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선거 유불리를 떠나 이처럼 나날이 고령화되고 있는 인구 구조로 인한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를 살아갈 청년의 표심이 과소대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1표라도 더 얻어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정당은 당연히 더 많은 표를 가진 노년층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미래를 청년이 아닌 노년층이 결정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시민대표단의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더 내고 더 받는’ 연금 개편안을 선택한 게 대표적이다.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긴다” “우리도 국민연금 혜택 받을 수 있나” 등의 이유로 2030세대가 ‘보험료율과 받는 연금액을 모두 높이는 방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이에 각 정당이 2030세대 목소리를 반영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저성장 장기화, 청년 취업난, 저출생 등의 당사자인 청년들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개혁신당의 경우 22대 국회 개원 전 새 지도부를 구축하는 전당대회에서 대학생과 언론인 평가단의 투표 결과를 25% 반영하는 파격적인 룰을 도입한 상태다.

일각에선 청년층의 적극적 정치 참여가 우선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지역 정가 관계자는 “역대 연령별 투표율을 보면 청년층의 참여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다른 세대 수준에 준하는 최소한 투표권 행사가 기반이 돼야만 정치권의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