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야 국회의원 94명…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
경제안보담당상 등 각료도
기시다 총리, 공물로 대신
일본 여야 국회의원 94명이 23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서 집단 참배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 예대제(제사)를 맞아 이날 오전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이들은 집권 자민당을 비롯해 일본유신회 등 소속으로 춘계 및 추계 예대제 때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찾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추계 예대제 기간에도 집단 참배했다.
자민당에서는 모리야마 히로시 총무회장과 가지야마 히로시 간사장 대행 등이 참배했다.
이 모임 부회장인 아이사와 이치로 자민당 의원은 참배 후 기자회견에서 “대다수의 일본 국민이 전후에 태어난 새로운 시대가 됐다”며 “전쟁의 비참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가슴에 새기며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참배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날 정오를 넘어 참배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국책(國策)에 순직한 분들의 영혼에 숭배의 마음을 갖고 참배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찾아 참배한 각료는 21일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에 이어 2명으로 늘었다.
이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춘계 예대제 첫날인 21일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을 일컫는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그동안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해 오고 있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기시다 총리의 공물 봉납에 대해 항의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