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의대생들 집단유급 현실화 초읽기?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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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의대 90% 이상 휴학 신청
정부 방침 따라 휴학 처리 못 해
학교 측 온라인 학사 일정 진행
중간고사 거부 땐 유급 불가피

지난달 19일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에서 열린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의 기자회견에서 한 의대생이 책상에 가운을 올려놓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달 19일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에서 열린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의 기자회견에서 한 의대생이 책상에 가운을 올려놓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의과대학들이 이달 중순 개강했지만 의대생들은 여전히 학교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대학들은 다음 달부터 집단 유급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우려한다.

부산대는 지난 15일 의대 학사 일정을 시작했다. 부산대 의대생 중 휴학계를 낸 학생들은 예과와 본과를 통틀어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 측은 집단 휴학을 하지 않고 학기에 등록한 소수의 학생을 위해 수업을 개시한 상황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일부 대면 실습을 제외한 강의는 원격강좌로 진행 중”이라며 “학생들이 휴학계를 냈지만 교육부 방침상 실제 휴학 처리가 되지는 않은 만큼, 언제든 휴학계를 철회하고 수업에 참여하기를 바라면서 강좌를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온라인에 업로드 된 지난 강좌를 수강하면 출석으로 소급 인정을 받을 수도 있다.

동아대와 인제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동아대의 경우 지난 15일 전면 원격수업으로 개강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전원 휴학계를 내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한 동아대 의대 교수는 “중간고사가 있는 5월 말이나 6월 초가 고비다. 그때를 넘기면 학생들이 휴학을 철회하고 싶어도 학사 행정상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인제대도 의대생 90% 이상이 수업을 거부하고 학교를 이탈했다. 지난 3월부터 정식 개강해 학사행정은 정상 진행되고 있다. 다만 전공의 집단 사직서 제출 사태 하루 전인 지난 2월 19일 본과생들이 참여하는 실습 수업이 일부 중단되기도 했다. 인제대 관계자는 “대학 차원에서 휴학계를 낸 의대생들에게 복귀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대학들은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규정에 따라 휴학을 허가하지도 못하고 있다. 교육부 반대 때문이다. 부산의 한 의대 교수는 “집단 유급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것만은 정말 막아야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의대생들이 집단 유급 처리되면 한 해는 의사 배출이 전혀 없게 된다. 군의관 대신 현역 입대를 위해 휴학을 하는 경우에는 이탈 인원으로 수년간 의사 배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대학에 의대 모집 인원 자율권을 주면서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모집 정원을 확정해야 한다. 증원 규모를 두고 마지막까지 두고 치열한 눈치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 의대 모집 인원을 확정한 대학도 나왔다.

경상국립대는 23일 가좌캠퍼스에서 열린 학무회의에서 '경상국립대 의과대학 신입생 입학정원·모집인원'을 논의한 결과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논의 결과 2025학년도에는 증원인원 124명 가운데 50%인 62명만 모집해 총 138명을 모집한다. 이어 2026학년도에는 예정대로 124명을 뽑아 200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경상국립대는 오는 25일부터 학칙 개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의대생들은 정부가 밝힌 의대 정원 증원분 50∼100% 범위 내 대학별 자율 조정안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충북대 의대생 168명은 23일 정부와 충북대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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