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실체 없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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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 / 윤주은

<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 문예춘추사 제공 <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 문예춘추사 제공

서울대 김영민 교수는 책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에서 매일 아침 죽음을 떠올리며 얻는 ‘하루의 원동력’에 대해 말한다. 죽음이 항상 내 주위를 맴돌고 있다고 생각하면, 주어진 하루가 새삼 귀하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매일 반복되는 24시간을 먼지로 여길지 금으로 여길지는 온전히 각자의 마음에 달렸다.

마음은 개인의 삶도 휘두른다.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이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축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똑같은 하루를 보내더라도 사람마다 만족감이 제각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책 <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은 ‘욕먹을까 봐’, ‘실수할까 봐’, ‘버림받을까 봐’ 등 여러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마음 쉼터다. 부산에서 독서 치유 상담사로 활동 중인 저자가 25명의 마음을 들여다본 기록을 바탕으로 불안감의 원인, 해결 방법 등에 대해 써 내려갔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는 ‘망상 불안’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이들이 상담을 통해 변해가는 과정이 책 속에 생생하게 녹아있다.

저자는 ‘불안(不安)’을 ‘안(安)’으로 바꾸려면 불안을 일으키는 감정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불안을 일으킨 생각에 이름을 붙이면

불안은 점점 힘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불안의 정체를 알게 된다면 레고에서 블록 하나를 떼어내듯 손쉽게 편안함을 찾을 수 있다.

어릴 적부터 겪은 가정폭력에서 비롯된 망상 불안을 스스로 극복한 저자의 서사도 인상깊다. 어린 학생이 고맙다며 건넨 사탕이 아까워 아직도 보관만 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책 곳곳에서 따스함이 묻어난다. 타인의 평가가 무서워 자신을 감춰왔다는 저자는, 역경을 딛고 책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디다봐 학교’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지금 이 순간, 왜인지 모를 불안함을 갖고 있다면 책에 상담 신청해 보는 것은 어떨까. 윤주은 지음/문예춘추사/280쪽/1만 6800원.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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