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외국인 유치로 인구 위기 극복을
권일근 동의과학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대학의 취업률은 공식적인 대학평가뿐만 아니라 대학 인지도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에 힘입어 취업이 잘되는 학과로 널리 알려진 기계과에서도 코로나 팬데믹의 특수한 기간 동안 학생 취업이 저조하여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취업률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나 눈에 띄는 변화가 발생했다. 이전에 비해 대기업, 반도체, 이차전지 관련 기업을 비롯한 고성장 신생기업 등에 취업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올라갔다. 전문대학 졸업자의 급여도 높아졌고 복지와 근무 환경도 기존 취업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기업으로의 취업 비율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겉으로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면이 존재한다. 근래 대학이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구 감소와 이공계 기피 현상이 겹쳐 기계 전공의 학과들은 가혹한 신입생의 급격한 감소를 겪었다. 입학생이 감소하니 배출되는 졸업생의 숫자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처우와 근무 환경이 양호한 대기업, 신성장 기업 쪽에서 먼저 졸업생을 채용해 가다 보니 대기업, 우량기업 취업 비율이 갑자기 상승하게 된 것이다.
반대로 지역의 중소기업 취업률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출생아 수의 감소가 교육계의 학생 감소, 제조 산업의 인력난이 연쇄적으로 이어져 나타난 결과이며 인력 공백을 메우지 못하게 되면 결국 산업생태계의 붕괴로 인한 국가경쟁력의 추락을 맞을 수밖에 없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필자는 정부도 대학도 대학구조개혁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어느 정도 대비해 온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학의 신입생 감소는 몇 년 뒤에 졸업생 수의 감소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산업현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 산업체의 상황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이공계 기피 현상, 심화한 대기업 선호 현상과 겹쳐 구하기 어려운 청년 인력은 중소기업에서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되어버렸으며 구인을 포기하고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푸념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출생아 수가 더욱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는 대한민국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인구의 흐름은 수많은 사회적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그 추세가 이른 시일 내에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 명 초반대로 추락한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산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인구 수요도 충족하지 못하는 수준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국인 출생아 증가를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당장 시선을 해외로 돌려야 한다.
이미 인력 부족으로 위기에 몰린 산업체들이 외국인을 받아들이고 신입생 충원 미달로 위기에 직면한 많은 대학이 앞다투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외국인으로 빈자리를 채운 산업현장이 돌아가고 비어있던 대학 강의실이 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워져서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 이런 반가운 활력이 당장 눈앞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머물러서는 안된다.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 잘 자리 잡아서 정주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민관이 함께 포용 문화 확산, 외국인 친화적인 생활환경 조성 및 각종 법률 제도적 장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왕에 외국인을 국내에 유입해야 한다면 가능한 건전하고 우수한 외국인들을 국내로 유입하도록 해야 한다.
외국인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될 때 우수한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을 선택하여 정주하게 될 것이고 인구감소 위기를 벗어나게 해주며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우리 모두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시의적절하게 잘 준비된 외국인 유입 방안을 구축하여 머지않아 미래에 대한민국이 인구감소 위기를 벗어나 국가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