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규택 “부모님 대신 ‘2전3기’ 지지해 주신 동네 분들께 책임감” [PK 당선인 릴레이 인터뷰]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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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동 곽규택 당선인

낙선 때마다 부모님 한 분씩 작고
당선되자 축하해 줄 분 없어 허탈
10년 넘게 지지해 준 분들이 큰 힘
북항재개발 이익 환원 최대 목표
여, 총선 이조심판론 맞불은 패착

국민의힘 부산 서동 곽규택 당선인은 22대 국회에서 북항재개발 수익이 부산과 원도심에 고루 분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대현 기자 hyun@ 국민의힘 부산 서동 곽규택 당선인은 22대 국회에서 북항재개발 수익이 부산과 원도심에 고루 분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대현 기자 hyun@

“당선증 들고 부모님 산소에 인사 다녀왔습니다.”

국민의힘 부산 서동 곽규택 당선인은 22대 총선에서 삼수 끝에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앞서 2번의 낙선을 할 때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례로 떠나 보내야 했다. 곽 당선인은 “마침내 선거에서는 이겼지만 대견하다고 해주실 부모님이 이젠 안 계신다. 그래서 당선증을 받고 나서 곧장 부모님 묘소에 성묘부터 다녀왔다”고 했다.

그래도 곽 당선인은 곁을 지켜주는 가족과 지지자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고 했다. 이들이 3번의 도전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도 했다. 곽 당선인은 “10년 가까이 계속 도전을 하니 진정성을 높이 보고 꾸준히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 당선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의정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정치활동은 지지하지만 이번에 또 패배해서 낙담하는 게 아닌가 옆에서 늘 걱정해줬던 가족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곽 당선인이 정치에 뜻을 품게 된 건 부산 동부지청 근무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그 당시만 해도 부모님이 서구 본가에 살아 계신 터라 자주 찾아뵀다. 그는 “직장이 있는 해운대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당장 본가로 오는 길에 보면 서구와 동구는 30년 전 고향을 떠나오던 시절 그대로 멈춰있었다”면서 “누군가는 원도심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길로 검사복을 벗고 2015년 새누리당에 입당한 곽 당선인은 이듬해인 2016년 20대 총선에 도전장을 내고 공천을 신청했다. 당시 경선 상대는 여권 실세 중 실세라던 현역 유기준 의원이었다. 곽 당선인은 “경선으로 장관까지 지낸 다선 의원을 이겨보겠다고 무작정 달려들었던 겁 없던 시절”이었다면서 “생각이 많아진 지금이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라며 웃었다.

우여곡절 끝에 22대 국회에 입성한 곽 당선인의 최우선 과제는 북항 재개발 수익의 원도심 분배다. 개발사업 과정에서 축적된 수익이 서구와 동구에도 골고루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곽 당선인은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에서 얻어지는 수익이 8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데 그 상당 부분을 부산과 원도심이 공유해야 한다”면서 “그런 식으로 사업 수익이 분배되어야 인근 55보급창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동구에서 이뤄지는 북항 재개발이 월드엑스포를 모멘텀 삼으려 했으나 불발되면서 정부와 부산시의 관심이 멀어진 것도 원도심이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곽 당선인은 총선에서 격돌했던 더불어민주당 최형욱 후보의 공약도 폭넓게 받아들여 원도심 개발에 전력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최 후보님이 동구를 중심으로 정치를 시작하셨고, 동구청장도 지내 디테일하고 좋은 공약을 많이 제시하셨다”면서 “현대화사업을 앞둔 부산공동어시장에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저도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에서의 압승과 달리 국민의힘은 전국 선거에서는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같은 당선인 모임이라도 부산과 서울의 온도 차가 극명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선거 패배의 원인에 대해 곽 당선인은 야당의 심판론에 여당이 똑같은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은 게 패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정권 심판이라는 선명하고 단순한 슬로건을 내걸었으면, 여당은 반대로 민생을 챙기면서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어야 했는데 그게 안 됐다”라며 “살림살이는 팍팍해졌는데 여당까지 ‘이·조 심판’을 내걸고 맞대응하니 국민이 여당과 정부에 경고를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곽 당선인은 국민의힘이 두 번의 총선을 연거푸 패하면서 선거 조직이며 인재 기반이 민주당 쪽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는 현상을 경계했다. 그는 “총선 전 민주당이 관심을 가졌던 에어부산 분리 매각과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등에 대해서는 민주당에 협치를 요청하는 동시에 40~50대 중년층의 국민의힘 지지세를 회복할 방안도 이제는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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