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 네덜란드 용사 유해, 부산 유엔기념공원 봉환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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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불과한 나이에 6·25전쟁에 참전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 위해 1년 넘게 고군분투
공적 인정받아 네덜란드 정부 훈장 받기도

지난해 11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모습. 부산일보 DB 지난해 11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모습. 부산일보 DB

6·25전쟁 때 대한민국을 지킨 네덜란드군 소속 유엔군 참전용사의 유해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봉환된다.

국가보훈부는 오는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네덜란드 국적 고(故) 페르디난트 티탈렙타 참전용사의 유해 봉환식을 거행한다고 27일 밝혔다.

고인은 1953년 4월 3일 네덜란드군 반호이츠 부대 소속 이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6·25전쟁에 자원한 그의 나이는 21세에 불과했다. 1954년 4월 23일까지 그는 1년 넘게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는 참전 일주일 만에 오른쪽 엉덩이와 허벅지를 다치기도 했으나 개의치 않고 다시 전장으로 복귀했다. 정전 하루 전날인 1953년 7월 26일 펼쳐진 묵곡리 전투(340고지 전투)에서 여러 명의 전우를 잃은 아픔도 겪었다.

고인은 6·25전쟁의 공적을 인정받아 1984년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정부 훈장을 받았다. 은퇴 후에는 반호이츠 부대 역사박물관에서 20년 동안 봉사하며 네덜란드군의 6·25전쟁 참전 역사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

고인의 배우자 마리아나 티탈렙타(74세)씨는 “남편이 생전에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기를 희망했고 남편의 유언대로 유엔기념공원에 안장하게 되어 기쁘다”고 유해 봉환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유해 봉환식은 유해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여기서부터 대한민국이 모시겠습니다’라는 주제로 거행한다. 봉환식에는 강정애 보훈부 장관, 페이터 반 더 플리트 주한네덜란드 대사, 고인의 배우자, 손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봉환식을 마치면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임시 안치되며, 안장식은 유족과의 협의에 따라 오는 2일 오후 2시부터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주한네덜란드대사관 주관으로 거행된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고 페르디난트 티탈렙타 참전용사님의 유언에 따라 대한민국 부산에서 영예롭게 잠드실 수 있도록 예우를 다해 모시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2015년 5월 레몽 베르나르 프랑스 참전용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26명이 사후 안장돼 있으며, 그중 네덜란드 참전용사는 5명이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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