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성장률 ‘2% 후반’까지 상향 저울질…난제·복병도 많아
정부, 1분기 ‘깜짝성장’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서 업데이트 예정
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 2.1→2.4%…해외IB 중간값 2.0→2.5%
고물가·고금리 복병에 내수 회복 지속 ‘물음표’…2분기 ‘역성장’ 여부 관건
올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정부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5% 이상, 2% 후반까지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6월 하순께 이뤄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는 연초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2.2%보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당폭 높인다는 데 폭넓은 공감대가 이뤄진 분위기다.
내수 회복에 물음표가 찍히지만,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3%(속보치) 증가하면서 시장 컨센서스(0.6%)를 뛰어넘은 데 따른 것이다.
당초 기재부는 GDP가 분기별로 대략 0.5~0.6%씩 불어난다는 시나리오 하에서 연간 2.2% 성장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에 0.7~0.8%포인트(P) 초과 성장한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연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기재부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예상경로를 고려하면서도 연간 성장률이 2.5%를 웃돌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대 후반까지 열어두고 있다는 뜻이다. 1분기 큰 폭의 성장 덕에 극단적으로 2~4분기 모두 0%로 '제로 성장'이 이어지는 시나리오에서도 연간 성장률은 2.3% 정도로 추정된다.
국내·외 투자업계 시선도 다르지 않다.
지난 25∼26일 국내 10개 증권사(한국투자·SK·KB·하나·메리츠·유진투자·상상인·삼성·하이투자·신한투자) 리서치센터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4%로 집계됐다. 1분기 GDP 발표 직전 전망치(평균 2.1%)보다 0.3%P 상향조정된 수치다.
삼성증권은 기존 전망치보다 3.0%P 높여 가장 높은 2.7%를 제시했다. 2.6% 및 2.5% 각 1곳씩, 2.4% 2곳, 2.3% 3곳, 2.2% 1곳 등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 중간값도 2.0%에서 2.5%로 0.5%P 높아졌다.
바클레이즈는 1.9%에서 2.7%로 대폭 높였다. JP모건은 2.3%에서 2.8%로, 골드만삭스는 2.2%에서 2.5%로, BNP는 1.9%에서 2.5%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기재부는 4~5월 산업활동지표 및 수출입 동향까지 반영해 6월 하순, 늦으면 7월 초순에 연간 성장전망치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관건은 올해 2분기(4~6월) 역(逆)성장 여부다.
1분기에 깜짝성장한 기저효과로 2분기 큰 폭의 성장률 조정이 불가피하고,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가능성까지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재부 당국자도 "2분기에 역성장까지 가리라고는 크게 전망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당연히 조정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에는 예고된 난제들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1분기 경제성장을 이끈 소비와 건설투자 회복세가 지속될지 불투명하다.
수출시장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와 맞물려 뚜렷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는 추세이지만, 내수 부문은 1분기 지표만으로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는 점에서다.
건설수주는 지난 2월에 작년 같은 달보다 24.1% 줄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내수에는 부담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2%)를 웃도는 3%대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깜짝 성장'으로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된다면, 가계의 소비 여력과 기업의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성장 이면에는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에 따른 내수 반등 효과가 커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고, 하이투자증권도 "1분기와 같은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지 고민과 판단이 어렵다"고 했다. ING도 원자재 가격 상승, 투자 약화로 2분기부터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