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고속도로 도심 지하화’ 본격 검토…현실화 가능성 촉각
문수TG~태화강역 11.5km 구간
왕복 4차선…사업비 1.2조 추정
올해 추경에 용역비 3억 원 반영
사업 타당성·경제성 확보 주안점
“교통난 해소·물류수송 원활 기대”
울산시가 ‘울산고속도로 도심 지하화 사업’의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기로 해 사업이 현실화할지 관심을 끈다. 경제성 확보와 안전성 검증이 관건으로 꼽힌다.
울산시는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울산 고속도로 도심 지하화 사업’ 타당성 용역비 3억 원을 배정해 울산시의회 예산안 심사를 통과했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5월 중 용역을 발주, 이 사업의 필요성과 경제적 효과 등 치밀한 논리를 개발해 정부 설득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울산고속도로 도심 지하화 사업을 정부 제3차 고속도로건설계획(2026년~2030년)에 반영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용역 기간은 2년가량 걸린다.
시가 구상 중인 고속도로 도심 지하화 사업은 울산고속도로 문수 요금소(TG)에서 태화강역까지 왕복 4차선 11.5km 연장하고 이를 지하도로로 건설하는 내용이다. 사업비는 약 1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사업이 실현되면 고속도로 이용객이 울산 도심으로 진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문수로·남산로·삼호로 등 기존 시내 도로망의 교통량이 분산되면서 만성적인 교통체증도 해소될 전망이다. 울산·온산 국가산단을 오가는 산업물동량 수송도 원활해져 울산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울산고속도로는 남구 무거동과 울주군 언양읍을 잇는 연장 14.3km 구간으로 1969년 울산과 경부고속도로를 연결하도록 건설했다. 현재 건설비와 유지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도 2.5배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울산 시민들은 그간 울산선이 흑자 노선으로 전환된 지 오래인 만큼 지속해서 통행료 무료화를 요구해 왔다. 경부고속도로 분기점인 서울산요금소에서 종점인 울산요금소까지 승용차로 달릴 경우 통행료가 1600원이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통합채산제’를 내세우며 울산선 무료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통합채산제란 전국 30여 개 고속도로를 하나의 도로로 보고 그 수익을 합산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정하는 것이다.
이에 울산시가 대안으로 생각해 낸 방안이 울산고속도로 도심 지하화 사업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가 이뤄지지 않은 이상 이용료를 낸 울산시민에게 혜택을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사업 추진 명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측도 울산고속도로 도심 지하화 사업이 국토교통부 도로 정책에 부합한다는 긍정적 입장을 보인다.
고속도로 지하화는 교통체증을 완화하고 도시경관을 해치지 않는 등 장점이 부각되며 교통량이 많은 대도시권에서 꾸준히 도입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지하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호남고속도로 지선 지하화 등이 검토되거나 추진 중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을 통해 교통 수요예측, 적정 노선,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업 추진 당위성을 확보하고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밑그림을 마련하겠다”며 “도심 지하화 사업이 정부의 3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반영되도록 중앙부처 등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