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년 ‘부산 맞춤양복 세계대회’ 정성 다해 준비할 것”
배주식 한국맞춤양복협회장
맞춤양복 ‘올림픽’43개국 참가
내년 9월 15~20일 벡스코 등서
“세계적 장인의 기술·트렌드
지역 인재들이 배울 기회”
“12년간 염원해 오던 맞춤양복 세계대회가 드디어 섬유업 태동지 부산에서 내년 9월에 열리게 됐습니다.”
부산 중구 동광동에서 맞춤양복점 ‘취미테일러’를 운영하며 한국맞춤양복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배주식 대표.
그의 양복점에는 부산시에서 선정한 ‘100년 장인 가게’ 답게 표창장과 상패,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 게리 후앙 전 국제로타리 회장 등 유명 인사들의 양복 제작 기념 사진들이 가득 전시돼 있다.
“세계 맞춤양복인의 올림픽 격인 2025년 맞춤양복 세계대회가 지난달 세계주문양복연맹 임원과 국내 임원 등 20명이 부산을 방문해 2025년 9월 15~20일 부산롯데호텔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최하기를 최종 결정했습니다.”
이번 세계대회는 43개국 700여 명이 참가한다. 행사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한복 패션쇼와 한국 디자이너들이 선보이는 2026년 트랜드 남녀 패션쇼, 세계인들의 작품 국제패션쇼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배 회장은 앞서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이탈리아 비엘라시 시타 스투디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34개국, 400여 명이 참가한 제39차 세계주문양복연맹총회에서 맞춤양복 세계대회 한국 유치를 이끌었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부산에서 맞춤양복 세계대회가 열기를 희망하며 각종 대회에서 한국과 부산 홍보에 열성을 다해왔다.
“부산은 섬유산업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입니다. 경남모직, 조선방직, 한일합섬, 태광산업 등 섬유회사가 부산에서 태동했습니다. 부산에서 세계대회를 열어 섬유 도시의 아름다운 전통을 전 세계에 알리고 세계적인 장인들이 선보이는 기술과 트렌드를 지역 인재들이 보고 배우는 기회가 될 것 입니다.”
배 회장은 지난달 20일 제28대 회장으로 다시 선출됐다. 이번 부산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지방 출신으로 전국 조직인 맞춤양복협회 회장을 5년째 연임하는 열정을 보였다.
맞춤양복 세계대회 심사, 맞춤양복 국제재단대회 금메달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인정받아 아시아주문양복연맹 총회 조직위원장도 역임했다.
세계주문양복연맹총회에서 한국과 유치 경쟁을 벌인 에콰도르를 제치고 2025년 개최국으로 선정될 때 그는 한국을 대표해 여성복 작품을 만들어 발표했다.
배 회장은 “2025년 세계대회를 정성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국내 양복 업계 관계자와 시민들의 많이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700여 만 명의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전국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또 국제로타리클럽, 국제라이온스클럽의 임원과 회원으로도 활동하며 세계 회장단의 양복을 제작해 주고 있다.
그는 “처음 바느질을 시작했을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삶의 터전이 돼 준 제2의 고향인 부산에서 맞춤양복 세계대회를 열게 돼 너무 감격스럽다”며 “우리나라 양복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술에 걸맞게 세계 최대의 맞춤양복 축제를 부산에 유치하는 꿈을 이뤘다”고 크게 웃었다.
경북 포항이 고향인 그는 18세 때 부산에 내려와 중구 광복동의 맞춤양복점에서 양복 재단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1986년 취미테일러에 취업해 재단 기능사로 근무하다 1991년 대표를 맡았다. 취미테일러는 1948년 창업해 75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양복점이다.
배 회장은 56년 양복협회 역사와 활동을 총정리한 자료를 정부에 제출해 지난해 11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소상공인대회에서 한국맞춤양복협회가 대통령 단체표창을 받는데 기여했다.
앞서 1991~1992년 한국 남성복 기술경진대회 연속 최우수상, 1999년 한국섬유 맞춤양복 부문 대상, 2015년 국회의장 공로장, 2016년 맞춤양복 국제 재단대회 금메달,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등을 수상하고, 소상공인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그는 “거짓 없이 열심히 성실하게 사는 게 인생관”이라며 “좀 더 봉사할 수 있는 기회와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내년 대회의 설렘을 전했다.
글·사진=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