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 정자 이용해 난임 시술 성공… 정자은행서 희망 찾는 난임 부부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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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세화병원 매년 70~80건
부산대병원 정자 공여 증가세
전국 배아생성 의료기관 156곳

정자 동결·보관 동의서. 기증 정자로 임신을 하고 싶은 난임 부부들이 늘고 있다. 이대성 기자 정자 동결·보관 동의서. 기증 정자로 임신을 하고 싶은 난임 부부들이 늘고 있다. 이대성 기자

30대 A 씨 부부는 결혼 초기 유산을 했고, 이후 4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지난해 난임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남편 A 씨는 염색체 이상에 따른 불임 진단을 받았다. A 씨 부부는 낙심했지만 아이를 갖고 싶은 간절함에 기증 정자를 받아 아이를 갖기로 했다. 이들은 기증 정자를 찾아 수도권의 여러 난임 병원을 돌아 다녔지만 혈액형이 맞는 정자가 없거나 기증 정자가 없었다. 결국 타 지역 난임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겨 다행히 적합한 기증 정자를 공여 받아 임신에 성공했다.

암 환자인 30대 B 씨는 결혼 초기에 발견한 암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의 정자를 난임 병원 정자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다행히 초기에 암을 발견해 방사선·약물 치료를 받기로 했지만 치료 과정에서 불임이 우려된다는 의사의 말에 정자은행 문을 두드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의 배아생성 의료기관(정자은행 또는 난자은행을 갖춘 난임 병원)은 모두 156곳이다. 156곳 대부분이 규모가 크든 작든 정자은행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병원의 정자은행은 대부분 향후 임신 목적으로 정자를 자가 동결·보관하는 기능을 하고 있으며, 일부는 내원한 난임 부부에게 보관 중인 기증 정자를 이용해 보조생식술을 시술한다.

부산의 세화병원과 부산대병원은 전국구 난임 병원으로, 모두 정자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전국에서 찾아온 난임 부부들에게 기증 정자를 이용해 난임 시술을 하고 있다. 세화병원은 2015년 처음 기증 정자를 이용한 보조생식술을 시행한 이후 해마다 70~80여 건의 시술을 하고 있다. 이상찬 원장은 “선의로 정자를 기증하겠다는 남성들이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있다”며 “이들로부터 정자를 기증 받아 엄격한 검사를 거쳐 수증을 희망하는 난임 부부에 공여한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정자은행도 정자를 기증 받아 이를 수증 희망 난임 부부에게 공여하고 있다. 공여한 기증 정자로 보조생식술을 시행한 건수는 2020년 10건, 2021년 16건, 2022년 24건으로 늘고 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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