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줄이 오르는 외식 물가… '가정의 달' 맞기 겁난다
지출 많은 5월 부담 요인으로 작용
지갑 쉽게 못 여는 서민 가계 챙기길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외식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4·10 총선이 끝나자마자 외식 품목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서민들의 대표 음식인 냉면, 김밥, 비빔밥 가격이 크게 올랐다. 자장면, 칼국수도 진작부터 올라 서민 삶을 압박한다. 게다가 치킨, 피자, 버거 등 프랜차이즈 먹거리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생활 물가 역시 천정부지로 올랐다. 국내 식품 기업들도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 등을 이유로 줄줄이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다. 가스·지하철 등 공공요금의 도미노 인상도 예고돼 있다. 서민들은 연중 각 가정의 지출이 가장 많은 가정의 달 맞기가 겁이 날 정도다.
외식 물가는 이미 위험수위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냉면, 김밥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7%대 올랐다. 이 중 냉면이 7.2%나 상승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4월 들어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파파이스는 최근 치킨, 샌드위치, 디저트,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 올린 바 있다. 5월엔 햄버거와 피자 등의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이번 달 농산물 가격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뛰었는데, 깻잎(100g)은 53.8%, 풋고추(100g)는 13.1%나 올랐다. 여기다 고물가·고유가·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 장기화에 서민 가계의 한숨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민은 5월이 괴롭다. 어린이날·어버이날은 물론이고 부부의날, 부처님오신날이 줄줄이 이어진다. 1년 가운데 가계 지출이 가장 많은 달을 보내야 하는데, 정해진 생활비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다. 서민들에겐 각종 기념일이 몰린 이번 달이 더욱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외식, 나들이가 빈번해질 수밖에 없는데 외식 물가 상승으로 엄두를 내지 못할 지경이 돼 버렸다. 서민들은 총선에서 크게 이슈화된 사과나 대파는 물론이고 품목을 가리지 않는 가격 인상을 이미 체감 중이다. 여기에 하반기엔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따라붙을 가능성이 크다. 고물가 시대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 고물가는 국가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외식 물가는 서민들이 느끼는 직접적인 물가 바로미터다. 물가는 한번 올라가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이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물가 상승을 막고, 서민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촘촘한 대책이 시급하다. 오르는 물가에 서민들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물가를 못 잡아서 4·10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이 참패했다는 일부 언론의 분석도 있었다. 그렇기에 윤 정부는 각별한 각오로 물가 잡기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막연히 ‘잡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접어야 한다. 정부와 경제 당국은 어린이날에도 자녀를 위해 지갑을 못 여는 민생을 꼼꼼하게 챙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