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12번째 리그 정상…23세 이강인, 26세 박지성·김민재보다 일찍 ‘빅리그 우승’
한국 4번째 유럽 5대 리그 우승컵
준결승 앞둔 UCL 등 ‘4관왕’ 도전
이적 첫 시즌 30경기서 4골 4도움
2026 북중미월드컵 ‘에이스’ 기대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이 프랑스 진출 첫 시즌부터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이 리그1에서 3연패를 달성하며 이강인은 유럽 빅리그 우승 선배 박지성·김민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PSG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2023-2024 리그1 31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2위 AS모나코가 리옹에 2-3으로 패하며, 이번 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PSG(승점 70)는 모나코(승점 58)와 승점 12차를 유지, 남은 3경기에서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을 없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PSG로 이적한 이강인은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리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2018년 발렌시아(스페인)에서 데뷔한 이강인은 2018-2019시즌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올 시즌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 등 컵대회 우승 경험만 두 차례 있다.
한국 선수가 유럽 5대 빅리그(잉글랜드·독일·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에서 우승한 건 박지성(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이강인이 네 번째다.
가장 먼저 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며 2006-2007, 2007-2008, 2008-2009, 2010-2011시즌 정상에 올랐고, 정우영은 독일 분데스리가 뮌헨 소속으로 2018-2019시즌 우승했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맹활약하며 팀에 33년 만의 우승컵을 안겼다. 이 가운데 정우영은 우승 당시 리그 1경기 출전이 전부여서, 팀의 주축 선수로 우승을 맛본 건 사실상 이강인이 세 번째다.
우승 당시 나이로 보면 박지성·김민재에 비해 이강인이 한참 어리다. 첫 우승 당시 박지성과 김민재는 26세였고, 이강인은 현재 23세다.
이날 PSG의 조기 우승 확정에는 이강인의 공도 컸다. PSG는 전날 르아브르와 31라운드 경기에서 이강인의 동점골 어시스트 덕분에 3-3으로 비겨 승점 1을 추가했다.
이번 우승으로 PSG는 2021-2022시즌부터 3년 연속 리그 정상에 올랐고, 통산 우승 횟수도 12번으로 늘렸다. 리그1 역대 최다 우승팀이기도 한 PSG는 특히 2011년 카타르 국부펀드에 인수된 이후 10차례나 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각종 컵대회까지 합치면 32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확했다.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한 호화 군단에다 이강인까지 가세한 PSG는 이번 시즌 막강 전력을 뽐냈다. 지난해 9월 5라운드 니스전(2-3)이 유일한 패배이며, 나머지 경기에서 20승 10무를 거뒀다.
이번 시즌 이강인은 리그 19경기를 비롯해 모두 30경기를 소화했다. 리그 2골 3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골 1도움, 슈퍼컵 1골 등 공식전 4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강인은 리그 우승이 확정된 뒤 자신의 SNS에 구단의 기념 게시물을 공유하며 기쁨을 함께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문제를 해결한 이강인은 앞으로 유럽 무대에서 뛰는 데 걸림돌이 없다. 2000년생인 이강인은 캡틴 손흥민(1992년생)의 뒤를 이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주축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PSG는 이번 시즌 최대 4관왕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결승에 올라 있고, UCL은 도르트문트(독일)와 다음 달 2일(원정)·8일(홈) 4강전을 치른다. 다음 달 26일 열리는 프랑스컵 결승전에서는 리옹과 우승을 다툰다.
PSG가 남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할 경우 프랑스 구단 최초로 트레블 역사를 쓰고, 앞서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까지 쿼드러플을 달성하게 된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