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정치적 압박 강화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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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대통령이 거부권 쓰면 정치적 책임 뒤따를 것”
박성준 “역대 대통령 거부권 조심…입법부 존중한 것”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 등 쟁점법안과 관련, 대통령 거부권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법안을 강행처리해도 거부권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 책임”이라고 반박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거부권 행사로 결국 법안이 폐기되더라도 강행처리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마지막 임시회인 5월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30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국회를 열고 본회의도 두 차례(5월 2일, 28일) 열어 채 상병 특검법, 이태원참사특별법, 전세사기특별법 등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해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돼 5월 국회 처리의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2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써서 재의결에서 부결되더라도 그것이 하나의 프로세스의 완성”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쓴다면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며 “그 정치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면) 거부권 못 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권 2년이 채 안 됐는데 거부권 행사를 9번 했으니 거부권을 남발한 것”이라며 “역대 대통령이 거부권 사용을 조심한 것은 입법부를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김건희 특검법과 50억 클럽 특검법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느냐”면서 “공정과 상식, 법치주의에 가장 부합하는 법안을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나선 우원식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채 상병 사건은 국민적 공분이 굉장히 크다”면서 “국회가 그런 문제에 대해서 방기하면 국민들의 민심을 모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5월 2일(표결 일정)은 (거부권 행사 이후 재의결) 시간을 다 계산한 것”이라며 거부권을 예상하더라도 표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화하고 비판 공세에 나선 것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선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넘어서지 않으면 22대 국회에서도 쟁점 법안의 실질적 처리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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