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으로 똑똑해진 새차, 오래된 차는 여전히 ‘길치’
BMW 뉴X2에 티맵 장착
기존 출시 모델 적용 안돼
벤츠 3세대 MBUX만 허용
한정적 업데이트 불만 커
최근들어 내비게이션 불만이 급증하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을 대표하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부터 국내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T맵 내비게이션을 본격적으로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출시 모델 보유 고객들에 대해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하지만 운영체제 문제 등으로 제대로 된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지난 4일 콤팩트 SAC(스포츠 액티비티 쿠페) ‘뉴 X2’를 출시하면서 T맵 내비게이션을 적용했다. 새로운 운영체제인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OS) 9’을 적용하면서 T맵과 함께 개발한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것이다. BMW코리아 측은 뉴 X2이후 국내 출시하는 BMW 모델에 대해 T맵을 장착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와 2022년 말 각각 출시된 5시리즈와 7시리즈 모두 기존 BMW 내비게이션을 계속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BMW코리아는 기존 출시된 모델에 대해서는 업데이트를 통해 T맵 내비게이션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존 모델들은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운영체제여서 새로 바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T맵 내비게이션으로 호환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반면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E클래스나 CLE 등의 모델부터 T맵 내비게이션을 적용하기로 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상황이 다르다. 해당 모델의 2025년식 모델부터 T맵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되 2024년식 모델도 업데이트를 통해 T맵 내비게이션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 측은 “T맵 내비게이션은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에 장착된다. 2024년식 모델의 경우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시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2023년식과 그 이전 모델은 3세대 MBUX를 탑재하지 않아 T맵 업데이트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한정적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것에 대해 T맵모빌리티 측은 “업데이트의 경우 업체 요청에 맞춰서 소프트웨어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업데이트 대상 차량과 주기는 업체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벤츠에 이어 BMW까지 T맵이 장착될 경우 티맵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벤츠와 BMW의 지난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56.86%로 절반을 넘어선다. 기존 볼보와 폴스타, 랜드로버, 지프, 마세라티 등이 T맵을 이용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70%가 넘어선다.
수입차들이 앞다퉈 T맵 내비게이션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기존 내비게이션의 지도 정보가 부족하거나 정확성이 떨어지는 등으로 고객 불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3년 내 새 차를 구입한 소비자’ 2만 46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입차 운전자 중 순정 내비게이션을 사용한다는 소비자는 38%에 그쳤다. 순정 내비게이션 사용률이 68% 수준이던 국산차 소비자보다 30% 포인트 이상 적은 이용률을 보인 것이다.
한편 국산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현재 르노코리아를 제외하고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과 GM 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가 T맵을 장착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기아 ‘니로플러스’와 최근 출시한 현대차 ‘ST1’에 T맵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현대오토에버에서 개발한 맵을 적용하고 있어 일부 모델의 T맵 장착 사실을 외부에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행 자체 개발 내비게이션에 대해 고객 불만이 있지만 T맵 확대 계획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