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안 했는데 공가… 도마 오른 부산시립박물관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시 감사위, 위법행위 등 14건 적발
유물 39점 행정절차 없이 보관도

부산시청 로비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청 로비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산시 종합감사에서 직원이 공가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등 위반 사항이 여러 건 적발됐다.

부산시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는 부산시립박물관 정기종합감사 결과 14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적발됐다고 30일 밝혔다. 유물 관리부터 인사, 복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적 사항이 나왔다.

감사위 측은 부산시립박물관 업무 전반에 대해 불합리한 관행을 근절하고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를 개선하고자 이번 감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감사는 지난해 10월 이뤄졌고, 2018년 이후 부산시립박물관 행정 전반을 들여다 봤다. 감사 결과는 지난 2월 말 최종 확정됐다.

감사위에 따르면, 부산시립박물관 직원 A 씨는 2022년 6월 헌혈로 인한 공가를 사용했다. 현행법에 따라 공무원이 헌혈에 참여할 경우 헌혈에 필요한 시간만큼 공가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감사 결과, A 씨는 평소 질환으로 헌혈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헌혈하지 않은 A 씨가 허위로 공가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건강검진에 따른 공가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경우도 적발됐다. 건강검진 대상연도가 아닌 직원이 검진받고 공가를 사용하거나 실제로 검진받지 않은 날에 공가를 사용하는 등 직원 두 명이 부적절하게 공가를 사용했다.

감사위는 이들 세 명에 대해 기존에 사용된 공가를 연가로 바꾸도록 행정 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연가 미사용으로 인한 연가보상비를 회수하고 직원 교육 실시와 관련자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유물 관리가 미흡한 정황도 적발됐다. 감사위에 따르면, 부산시립박물관이 보유한 기탁 유물 39점이 적절한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최장 40년 동안 보관 상태가 이어져 왔다.

기탁 유물은 소유자로부터 유물을 받아서 전시·보존하는 유물로, 원칙적으로 1년 동안 해당 유물을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부산시립박물관은 1년이 지난 기탁 유물에 대해서 연장 또는 반환 등의 논의 없이 이를 전시하거나 수장고에 보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유물은 유효 기간이 40년이 지나는 등 향후 귀속 관계에 대해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감사위는 분석했다.

감사위는 14건의 위법·부당 사항에 대해 박물관에 시정, 주의 등 행정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