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1만 관중’…부산 KCC, 4차전 잡으면 우승 ‘눈앞’
2023-2024 프로농구 챔프전
접전 끝에 3차전 KT에 92-89 승
허웅 26점, 상대 허훈 37점 활약
2승 1패, 우승확률 69.2% 확보
라건아, PO 통산 득점 1위 올라
사직체육관 1만 496명 구름관중
입장 수입도 사상 첫 1억 원 넘겨
프로농구(KBL) 부산 KCC가 챔피언결정전다운 명승부 끝에 3차전에서 수원 KT를 꺾었다. KCC는 경기장을 찾은 1만여 홈팬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물하며 우승 확률 69.2%를 확보했다. 3일 안방에서 열리는 4차전까지 잡으면 13년 만의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된다.
KCC는 지난 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KBL 챔피언결정 세 번째 맞대결에서 92-89로 KT를 물리쳤다. 두 팀 감독·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끝까지 손에 땀을 쥔 접전이었다. 허웅·허훈 ‘형제 대전’으로도 관심인 이번 챔프전에서 이날 형 KCC 허웅은 26점, 동생 KT 허훈은 무려 37점을 폭발했다. 특히 허훈은 2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는 투혼을 보였다.
승리한 형도 동생의 활약에는 혀를 내둘렀다. 허웅은 “친동생이지만 시합을 뛰는 사람으로서 진짜 리스펙(존경)한다. 괜히 ‘넘버원 포인트가드’란 수식어가 생긴 게 아닌 것 같다. 훈이의 열정과 투지·기술 모든 부분을 인정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2쿼터 한때 KCC가 10점까지 격차를 벌린 잠깐의 순간을 제외하면, 내내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는 ‘혈투’였다. 각 쿼터 종료 때마다 KCC가 근소하게 앞섰지만, 2·4쿼터에 한 차례씩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KCC가 내준 리드는 최대 1점이었다. 끝내 흐름을 넘겨주지 않고 곧바로 재역전하며 KT의 추격을 뿌리쳤다. 마지막 4쿼터가 압권이었다. 경기 종료 44초를 남기고 라건아의 골밑슛으로 KCC가 4점 차로 달아나자 허훈이 골밑슛에 이은 앤드원 3점 플레이로 다시 1점 차로 좁혔다.
승패는 마지막 몇 초에서 갈렸다. KT의 파울 작전에 라건아·허웅이 침착하게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라건아는 이날 22득점으로 김주성 전 선수(1502점)를 제치고 플레이오프 통산 득점 1위(1521점)에 올랐다.
짜릿한 승리를 챙긴 KCC 전창진 감독은 “챔프전다운 멋진 경기였다. 이런 경기에서 이겨 정말 기분이 좋다”며 “서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서 팬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 것 같다”며 명승부에 만족스러워했다.
한편, 이날 사직실내체육관에는 1만 496명의 농구 팬들이 발걸음을 해 3층을 넘어 4층 관중석까지 들어차는 장관을 연출했다. KBL 단일 경기에 1만 명 이상이 찾은 건, 2012년 3월 24일 당시 홈팀 부산 KT와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1만 2815명) 이후 12년 만이다.
이에 더해 이번 시즌 최다 관중 기록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0월 22일 KCC와 서울 삼성의 개막전(8780명)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옛 기록과 새 기록 모두 과거 KT와 현재 KCC의 안방인 사직체육관에서 나와, 부산 시민들의 ‘농구 사랑’을 전국에 알린 셈이 됐다.
단일 경기 입장 수입 신기록도 썼다. 이날 입장 수입은 1억 1302만 1700원으로, 2020~2021시즌 KBL이 통합마케팅 플랫폼을 도입한 이후 처음 1억 원을 넘겼다.
연일 명승부를 펼치고 있는 KCC와 KT는 3일 오후 7시 사직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 4차전을 치른다. 이날 최다 관중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할지도 관심사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