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가능인구, 20년 뒤 940만 명 증발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조사
사망자 수, 출생아 5배 수준
지자체 모두 ‘인구 소멸 위험’

경제성장의 핵심 기반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2023년 3657만 명에서 2044년 2717만 명으로 940만 명 감소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저출생 여파다. 2060년엔 사망자 수가 출생아보다 5배나 많아진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소비 활력을 떨어뜨려 내수시장을 붕괴시키고, 노인 부양 부담을 높여 장기적인 저성장으로 이어진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가 6일 이런 내용의 ‘2024년 인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저출생에 따른 고령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데 당장 전체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를 뜻하는 중위연령은 지난해 45.5세에서 2031년 50.3세로 오른다. 국민의 절반이 50세 이상이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인 7세 아동 수는 2023년 43만 명에서 2033년 약 22만 명으로 거의 반토막 난다. 군대 병력 자원도 급감한다. 신규 현역 입영대상자인 20세 남성은 2023년 26만 명에서 2038년 19만 명으로 줄어든다. ‘병력 유지 최소 수준’으로 알려진 20만 명선이 붕괴되는 셈이다.

반면 노인 인구가 늘면서 혼자 생활하는 독거노인 가구는 대폭 늘어난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9.1%(199만 가구)였던 65세 이상 1인 가구의 비율은 2049년에 20.2%(465만 가구)로 늘어난다. 2050년 65세 이상 고령자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189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게 된다.

2060년 사망자 수는 74만 6000명으로 출생아(15만 6000명)의 4.8배가 된다. 이에 따라 인구는 59만 명이 자연 감소하게 된다. 2023년 전체 인구의 4.4%(229만 명)에 불과했던 80세 이상 초고령자는 2061년 전체의 20.3%(849만 명)로 늘어난다. 한국 총인구는 지난해 기준 5171만 명에서 2065년 3969만 명으로 감소한다.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도 늙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외국인 비율이 낮아진다. 지난해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187만 명으로 이 중 노인 비율은 6%에 불과했다. 2035년이 되면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255만 명으로 늘어나지만, 노인 비율이 10.3%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47년에는 전국 모든 지자체(228개)가 인구 소멸 위험 단계로 진입한다. 해당 지자체에 사는 20~39세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절반이 안되는 곳을 ‘소멸 위험’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소멸 위험 지역은 118개(51.8%)로 분석됐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인구감소로 인한 재앙은 대한민국의 존립이 달린 사안”이라며 “인구 회복의 골든타임이 지나가면 우리 사회가 다시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가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