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9곳 2000억 대 불법 공매도
금감원 14곳 전수조사 결과
전산화 등 제도 개선 진행도
지난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적발을 계기로 전수조사에 나선 금융감독원이 9개사에서 2112억 원에 달하는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다. 금융당국은 추가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신속히 제재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14개사를 대상으로 2021년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불법 공매도를 전수조사한 결과 9곳의 164개 종목에서 총 2112억 원 규모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중간 결과로, 추가 조사에서 위반 규모가 바뀔 수 있다.
이들은 잔고 관리 시스템상 실무적인 오류, 한국 공매도 법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저질렀다고 한다. 내부 부서 간 주식대차 과정에서 이미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하는 등 소유주식을 중복으로 계산하거나, 보유잔고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제출하는 등 수기 입력 과정에서 무차입 공매도가 일어나기도 했다. 금감원 함용일 부원장은 “전반적으로 미공개 정보나 불공정거래와 연계된 불법 공매도보다는 잔고 관리와 관련한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불법 공매도 사례가 발견된 만큼 전산화 등 공매도 제도 개선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기관 투자자의 자체 전산을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고, 중앙 시스템을 통해 모든 주문을 재검증하는 것을 뼈대로 한 공매도 전산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