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문제 해결 방안 모아… 백서 펴낸 부산외대
교수진·전문가 협업 통해
지속가능 발전 위한 해법 도출
69개 프로젝트·840쪽 분량
기후위기·외국인 정책 '눈길'
부산의 한 대학이 성장 동력 약화에 직면해 있는 부산의 각종 경제·정책 현안들을 대학 강단의 시각으로 진단하고, 지산학(지자체·기업·대학) 협력을 통한 혁신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시도에 나섰다.
부산외국어대학교는 부산의 지역문제에 관한 해결 과제를 종합 분석한 ‘2024년 지역문제해결 백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백서는 부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문제들을 부산외대의 PSC 교육 방식에 기반해 조사, 분석해 해결 방안을 도출한 69개 프로젝트 모음집으로, 전체 분량만 840쪽에 달한다. PSC 교육은 문제 발견 및 해결 능력(Problem), 자기주도적 학습능력(Self-learning), 협업 능력(Collaboration)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부산외대는 대학 교수진과 각계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후환경 △도시계획 △첨단산업 및 관광 △경제발전 △사회적 포용성 △교육혁신 등 부산이 직면한 주요 과제와 이슈를 두루 망라해 차별화된 해결 방안을 도출했다.
특히 해양도시 부산의 특성을 반영한 기후위기 대응 방안과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지역 맞춤형 외국인 정책 도입을 제시한 연구 등이 눈길을 끈다.
이 대학 류범모 사이버경찰학과 교수팀은 2020년 초량지하차도 침수 사건과 2022년 태풍 힌남노 내습에서와 같은 대형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빅데이터에 기반한 3D GIS(지리정보체계) 침수 예측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도시침수 대응 솔루션을 제안했다.
부산은 도시 면적의 26%가 아스팔트, 콘크리트 등으로 이뤄진 불투수 지역이어서 하수관망에 강우가 집중되는 탓에 침수 피해에 취약한 도시 구조를 갖췄는데, 정밀한 침수 예측과 실시간 회피 경로 안내를 통해 재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권오경 글로벌한국학전공 교수는 외국인들의 성공적인 부산 정착과 국제자유도시 부산 기반 조성을 위해 부산 거주 이주민과 유학생들에게 생활, 교육, 법률, 의료, 상담, 일자리, 커뮤니티 등 생활 전반에 필요한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다문화통합서비스 플랫폼 구축과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부산시와 각 구청, 교육청 등이 운영하는 외국인 지원 플랫폼(홈페이지)은 결혼이민자 대상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다문화 아동과 청소년 등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이 빈약하고, 관련 정보도 산재해 있어 이용률이 지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임기대 프랑스어과 교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해양관광도시인 마르세유를 벤치마킹해 밀면, 돼지국밥 등 부산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통한 ‘글로벌 미식관광도시’로의 도약 방안을 제안했다.
이처럼 지역 대학이 이례적으로 지역문제에 천착한 백서 발간에 나선 것은 대학이 지역사회의 주요 ‘싱크탱크’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이 대학 장순흥 총장의 지론이 뒷받침됐다.
장 총장은 “이번 백서는 부산외대와 부산시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의 결실로 지역사회 앞에 놓인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심도 있는 분석과 제안을 담고 있다” 며 “대학이 지식 창출의 선두 주자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