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기업 문턱 확 낮춘다…유통업 추가· ‘자본 리쇼어링’도 유턴 인정 검토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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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유턴 지원전략 2.0’ 발표
첨단산업 유턴기업 등 인센티브 강화
유턴기업 해외사업장 운영요건 완화
국가전략기술·첨단전략기술 지원 확대
정부, 올해 보조금 1000억원으로 확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내복귀기업(유턴기업) 및 유관기관과 함께한 '유턴기업 지원정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내복귀기업(유턴기업) 및 유관기관과 함께한 '유턴기업 지원정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앞으로 정부의 지원대상이 되는 국내복귀기업(유턴기업)의 범위·요건이 완화되는 등 유턴기업 선정의 문턱이 크게 낮아지고 첨단산업 유턴기업 등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은 대폭 확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오후 안덕근 장관 주재로 ‘유턴기업 지원정책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턴 지원전략 2.0’을 발표했다.

먼저 유턴기업의 인정범위를 확대하고 선정·지원 요건을 완화한다.

유턴 인정 업종에 유통업을 추가하고, 해외·국내 생산제품간 동일성 기준을 표준산업분류상 소분류(3단위)에서 중분류(2단위)로 완화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 기업이 해외 법인에서 번 돈을 국내로 배당하는 '자본 리쇼어링'을 '투자 국내 복귀(유턴)'로 인정해 보조금을 비롯한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적극 검토된다. 미·중 갈등이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와중에 미국·일본 등 세계 주요국이 첨단산업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한국도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의 국내 투자 유인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자본 리쇼어링’은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 등 대기업들이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사 배당 형태로 한국으로 들여오는 것을 말한다. 현재 정부는 기업이 해외 생산시설을 정리하고 국내로 복귀하는 경우 유턴 기업으로 인정해 최대 300억 원의 보조금을 포함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또 해외사업장 구조조정(청산·양도·축소) 면제업종에는 국가전략기술, 첨단전략기술, 미래자동차 부품·제품 등 전략업종을 추가한다.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면제기업이 보조금을 지원받은 경우 일정기간 해외투자를 제한하는 규정도 폐지하는 한편 유턴기업의 해외사업장 운영요건도 완화(현행 2년 이상 → 1년 이상)한다.

첨단산업 분야 유턴기업 등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정부는 올해 유턴투자 보조금 예산을 1000억 원으로 작년(570억 원)의 배 가까이 확대했고, 국가전략기술·첨단전략기술 유턴투자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원한도를 확대하는 등 첨단산업 분야 유턴기업 등을 집중 지원한다.

또 생산시설 투자에 수반되는 연구시설·장비 등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해서는 한도 외 50억 원까지 추가 지원하고 유턴기업의 사업재편 지원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동반·협력형 유턴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이 밖에도 △유턴기업에 대한 E-7(특정활동) 비자 발급지원 직종 확대(현행 1종 → 8종 추가) △첨단전략산업·소부장 특화단지 입주 시 우대 △수출지원사업 우대 등 유턴기업의 인력·입지 등 국내정착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안덕근 장관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유턴투자를 비롯한 투자 활성화는 수출·고용 촉진 효과뿐 아니라 공급망 안정 등 경제 안보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관련 법령을 조속히 개정하는 등 지원전략을 차질 없이 시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자본 리쇼어링으로 들여온 자금 중 일부를 국내에 투자하는 행위가 유턴으로 인정되면 최근 자본 리쇼어링 규모가 크게 확대된 전기전자, 자동차, 이차전지 대기업들도 유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작년 국내 기업의 자본 리쇼어링 규모는 435억 5000만 달러(약 59조 원)로 2022년 144억 1000만 달러의 3배 이상에 달한다.

다만, 정부는 향후 자본 리쇼어링을 유턴 투자로 인정해 지원할 경우 보조금 인정 비율과 한도 등을 현재의 일반적인 유턴 기업과는 다른 새 기준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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