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PL 빅클럽 6곳 ‘서포터스’ 전국 축구펍 중 유일 운영” 오수영 ‘켈틱 타이거’ 사장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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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맨시티·첼시 등 경기
단체관람 축구 전문 펍 운영
서포터스, 예약 없이 좌석 확보
“단체관람 문화 서울 역진출 꿈”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축구 전문 펍 ‘켈틱 타이거’를 운영하는 오수영 사장은 “부산에서 꽃 피운 서포터스 중심의 축구펍을 수도권으로 진출시키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축구 전문 펍 ‘켈틱 타이거’를 운영하는 오수영 사장은 “부산에서 꽃 피운 서포터스 중심의 축구펍을 수도권으로 진출시키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재찬 기자 chan@

“모든 축구 관련 행사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게 짜증 났어요. 그래서 지방에서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죠.”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 한국 축구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그 후방 산업도 확대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단체관람’문화다. 빅클럽들이 모여 있는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팬들은 축구펍에 몰려가 함께 경기를 즐긴다. 단체관람을 진행하는 축구펍들은 주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다. 그럼에도 전국 축구팬들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모여드는 지방의 축구펍이 있다. 바로 부산 서면에 위치한 ‘켈틱 타이거’이다.

‘켈틱 타이거’를 운영하는 오수영(41) 사장은 기존에 운영하던 2015년부터 브리티시 스타일 펍을 2022년부터 축구펍으로 전환했다. 코로나19로 펍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당시는 손흥민 등 한국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한 시기였다. 오 사장은 2002년 월드컵 세대로, 단체관람의 ‘짜릿함’을 익히 경험한 바 있고, 앞서 박지성 선수의 입단 때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래된 팬이기도 하다. 오 사장은 “원래 축구를 좋아하고 마침 한국선수들도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시기라 스크린도 8대로 늘리고 인테리어도 바꿔서 축구펍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곳은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빅클럽 6곳의 ‘서포터스’를 운영하는 전국 유일 펍이다. 맨체스터 시티,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아스날, 토트넘의 팬들이 모여 함께 경기를 보는 ‘서포터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서포터스는 예약 없이 자리를 확보받을 수 있다. 특정 클럽의 단체관람 장소로 쓰이는 펍이나, 장소만 대여해 관람을 즐기는 플랫폼은 있지만 특정 펍에서 클럽별 서포터스를 운영해 정기적으로 관람을 하는 곳은 이곳이 전국서 유일하다. 현재 서포터스 수는 약 200명에 이른다. 오 사장은 “가게에 혼자 오시는 분들도 많고, 혼자 보러 가도 되냐는 문의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같이 볼 수 있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포터스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축구관람 문화가 서울에 집중돼 있는 게 아쉬웠다”며 “지방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면서 부산으로 여행을 오는 손님들이 들르기도 할 만큼 유명해졌다.

해외축구 특성상 이른 새벽 경기가 있을 때가 많음에도 중계방송을 항상 튼다. 오 사장은 “물론 서포터스 운영으로 단골을 확보하게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축구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새벽 3~4시라도 경기가 있으면 단 한 명의 손님이 있더라도 문을 연다. 손님들이 진심을 알아주는 이유다”고 말했다. 심지어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손님으로 온 클럽 팬들일 만큼 축구에 진심인 곳이다.

오 사장의 최종 목적은 부산에서 꽃 피운 서포터스 중심의 축구펍을 수도권 등지로 진출시키는 것이다. 오 사장은 “다양한 클럽의 팬들이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켜가며 재밌게 경기를 보는 시스템을 서울로 가지고 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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