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정수석실 부활, 대통령 국정기조 변화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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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7일 “민심 청취 강화” 복원 결정
여론 수렴에만 전력해야 변화 체감 가능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현 정부 출범 때 없앴던 민정수석실을 새로 설치하기로 하고 수석비서관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현 정부 출범 때 없앴던 민정수석실을 새로 설치하기로 하고 수석비서관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현 정부 출범 때 없앴던 민정수석실을 새로 설치하기로 하고 수석비서관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브리핑룸에서 이를 직접 밝히며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했다”며 민정수석실의 복원 이유를 설명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고 또 공약으로도 제시했던 민정수석실 폐지를 취임 2년 만에 폐기한 것이다. 그동안 계속된 국정 불통 지적과 여당의 4·10 총선 참패로 급변한 정치 지형에 따른 대응책이다. 그러나 민정수석실의 지난 ‘흑역사’를 똑똑히 기억하는 국민들은 여전히 그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윤 대통령의 민정수석실 복원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논란과 의대 증원 관련 기자회견 등 정국의 주요 변곡점마다 민심을 청취하는 대통령실의 기능이 부실했다는 문제의식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또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예정된 기자회견 등 소통 행보를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공약 파기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복원한 민정수석실이 이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하지만 민정수석실의 과거 행적을 반추해 보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 여러 의구심 또한 결코 일리가 없지는 않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의구심은 권력기관 통제와 공무원 사정 강화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이 폐지된 건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이 누구보다 이의 부작용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정수석실은 멀리 갈 것도 없이 박근혜, 문재인 정부 시절 최고의 실세 부서로 군림했다.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실 복원을 민심 정취 기능 강화라고 말해도 국민의 뇌리엔 여전히 권력기관과 공무원의 사정 통제가 본연의 임무로 각인돼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민심 정취 기능을 보강하려면 기존 시민사회수석실의 역할 확대로도 충분하다고 얘기한다. 게다가 또 검사 출신을 임명했다. 민심에 관한 정보를 다루는 일이라 법률가라야만 한다는 대통령의 설명도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다.

민정수석실 복원에 관한 여러 지적과 비판은 그만큼 새 부서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방증으로 윤 대통령은 이해해야 한다. 사실 민정수석실은 대통령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수렴해 정책화한다면 그동안 대통령실의 불통 이미지도 상당히 개선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또 하나의 악수로 기록될 것이다. 어쨌든 일단 복원이 결정된 이상 민정수석실은 대통령실의 철저한 내부통제 아래 민심 청취라는 핵심 목적에만 전력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괜한 의심을 피할 수 있다. 이 길만이 안팎의 우려를 불식하고 대통령의 국정기조 변화 의지를 국민에게 가장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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