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라포드 사고 위험구역 출입통제 검토한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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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경, 실족사 등 예방 차원
두송방파제 통제구역 지정 협의
관내 18곳 펜스·안내판 정비도

부산 수영구 남천동 메가마트 앞 테트라포드. 부산일보DB 부산 수영구 남천동 메가마트 앞 테트라포드. 부산일보DB

‘바다 위 블랙홀’이라 불리는 테트라포드 사고가 매년 발생하는 데다 최근엔 사망 사례까지 나와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해경이 테트라포드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사고 위험구역에 대해 출입 통제를 검토하는 등 사고 예방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7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해운대구 마린시티 호안도로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50대 남성 A 씨가 추락해 사망했다. 가족의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CCTV를 통해 A 씨가 테트라포드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을 포착했다. 해경은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다.

테트라포드의 표면은 둥글고 미끄럽기 때문에 조금만 헛디뎌도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테트라포드는 통상 3~5m 높이에 한 번 빠지면 자력 탈출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테트라포드가 바다 위 블랙홀이라 불리는 이유다.

테트라포드 아래로 떨어지면서 크게 다치거나 표면에 붙은 따개비가 살점을 베어 출혈이 동반될 수 있다. 테트라포드 틈새로 빠진 사람은 쉽게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 시민의 도움도 받기 어렵다. 사고가 발생해도 뒤늦게 발견되는 게 대부분이다.

여러 위험성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테트라포드 사고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해운대구 마린시티 호안도로에서 2020년 40대 남성이 방파제에 누워 있다 테트라포드로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달 사고 장소와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해 9월에는 사하구 두송방파제에서 40대 남성이 술을 마신 채 걷다 테트라포드로 떨어져 사망했다.

부산해경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해경 관내 테트라포드 추락사고는 6건이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4건으로 매년 꾸준히 테트라포드 추락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테트라포드 실족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5~6월이 다가오면서 현장에서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날씨가 풀리면서 낚시꾼이나 관광객 등이 테트라포드로 몰리기 때문이다.

부산해경은 지난 2월 부산 관내 테트라포드 위험구역 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위험구역으로 지정된 테트라포드 18곳 점검을 통해 훼손 펜스나 노후 안내판 정비를 실시했다. 또한 이달 상반기 연안해역 합동점검으로 추가적인 위험구역을 발굴할 계획이다.

사고 위험이 큰 테트라포드가 있는 곳의 방파제에 대해서 출입 통제도 추진 중이다. 부산해경은 사망 사고가 발생한 두송방파제에 대해 관리 주체인 사하구청과 함께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되면 해경이 직접적으로 출입 단속이 가능해져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곳에 대해서는 해운대구청, 사하구청과 안전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시민들은 테트라포드가 사고 위험성이 높은 장소라는 점을 인지하고 절대 올라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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