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팔레스타인 라파 검문소 장악
7일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진입
하마스 퇴로 차단·시가전 임박
인도적 구호품 반입 전면 중단
이스라엘군이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있는 팔레스타인 쪽 국경 검문소 구역을 장악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퇴로가 막힌 동시에 라파 시가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모습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401기갑여단은 이날 오전 라파 국경검문소의 가자지구 쪽 구역에 진입했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영상에는 이스라엘 국기를 건 탱크가 포신을 낮추면서 팔레스타인 깃발이 걸린 검문소 시설로 돌진했으며 이후 출입문 옆에는 이스라엘 국기가 내걸린 모습이 담겼다. 이스라엘군은 이 과정에서 20명의 무장 괴한을 사살하고 3개의 지하 터널을 찾아냈다. 또한 폭발물을 장착한 차량이 탱크를 향해 돌진해 충돌했지만 부상자는 없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간밤에 이미 비어 있던 검문소 인근에서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간밤의 소음이 하마스를 겨냥한 표적 공격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라파 검문소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동쪽의 살라 아-딘 도로와의 연결이 차단됐다. 살라 아-딘 도로는 가자지구 북쪽과 남쪽을 잇는 주요 도로이자 그동안 피란민을 위한 국제사회의 구호물자가 반입되던 핵심 통로다. 하마스 측 라파 검문소 공보 담당자인 와엘 아부 오메르는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이스라엘군의 검문소 진입으로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구호품 반입이 전면 중단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라파는 북쪽에서 떠밀려간 피란민들이 밀집한 최남단 국경 소도시로 전쟁 전에는 27만 5000여 명이 거주했던 곳이다. 이스라엘이 7개월째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이어가면서 지금은 봉쇄와 폭격에 떠밀려간 피란민의 텐트촌이 밀집해 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17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들 중 140만 명 이상이 라파의 텐트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추가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군인들이 검문소 인근 지역을 수색하면서 추가 임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라파 동부지역에 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50여 차례 공습을 이어왔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신경전 끝에 휴전안의 핵심 '지속 가능한 평온'(sustainable calm)을 수용하기로 했지만 용어 정의를 두고 해석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