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하위권 롯데·한화·KT, ‘3팀 3색’ 대반격 시점은…
꼴찌 롯데, 타선 부상 복귀 관건
손호영·황성빈·한동희 회복 중
김태형 “완전체 되면 올라갈 것”
급추락 한화, 롯데전 반등 노려
파격 기용 KT, ‘봄 징크스’ 탈출
올 시즌 프로야구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하위권 팀들이 절치부심 반등을 벼르고 있다. 꼴찌 롯데 자이언츠와 9위 한화 이글스, 8위 KT 위즈 모두 부상자들이 복귀하는 봄의 막바지, 여름의 초입부터 대반격을 노린다.
롯데는 개막 이후 기나긴 부진에서 탈출하며 점차 ‘투타 조화’를 갖추는 모습이다. 특히 마운드에 비해 아쉬웠던 방망이가 회복세다. 최근 극상승세인 삼성 라이온즈를 만나 원정 2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쓸어담으며 시즌 두 번째 3연승을 달렸다. 흐름을 탈 수 있었지만 5일과 7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연승 숫자를 늘리지 못했다.
특히, 개막 전후로 부상자가 속출하며 그동안 ‘100% 엔트리’를 꾸리지 못한 점은 롯데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 롯데 김태형 감독도 팀 반등의 조건으로 ‘타선 완전체’를 꼽았다. 김 감독은 지난 7일 한화전을 앞두고 사직야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부상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다 돌아오면 지금보다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며 “타선에서 좀 쳐주면 투수들도 부담이 덜하다. 타선이 완전체가 되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요인이 좀 더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현재 롯데는 트레이드 이후 3할대 맹타로 활약하던 내야수 손호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4일 2군으로 내려갔다. 앞서 외야수 황성빈도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최근 타격감이 좋은 정훈도 엉덩이쪽 근육이 안 좋은 상태다.
현재까지는 이들의 빈자리는 콜업된 고승민·나승엽이 잘 메워주고 있다. 손호영의 복귀까지는 4주 정도 걸릴 전망. ‘마황’ 황성빈이 다시 가세하고, 2군에 머물고 있는 한동희까지 부활하면 ‘거인의 진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계단 위에 자리한 한화는 롯데와 정반대 흐름이다. 시즌 초반 무서운 상승세로 단독 선두를 달리다, 지난달 중순 이후 순위가 급락했다. 지난달 20일 삼성전부터 6연패에 빠지며 8위로 주저앉았고, 지난 4일에는 KIA 타이거즈 원정에서 대패하며 9위까지 추락했다.
관중석에서 ‘최원호 감독 사퇴’ 구호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한화는 최하위 롯데와 이번 주중 맞대결을 중요 고비처로 여겼다. 경기 차가 2게임에 불과해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는 지난 7일 3연전 첫 경기 선발투수로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내세웠다. 또 외야수 이명기와 우완 한승주를 1군에 등록해 엔트리 변화를 꾀했다. 이날 경기 전 빗방울을 뿌리자 한화 최원호 감독은 우천 취소 시 류현진의 등판에 대해 “다시 회의를 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우천 취소가 확정되자 8일 선발투수로 다시 류현진을 출격시켜 승리를 향한 절실함을 내비쳤다.
올해도 역시나 ‘봄 징크스’에 빠졌던 8위 KT는 하위권 팀들 중 가장 먼저 부진에서 탈출하는 분위기다. KT는 시즌 초반 투타 동반 난조로 3월 8경기에서 1승 7패에 그쳤다. 이강철 감독은 4월 들어 중심타자 강백호를 포수로 기용하고, 거포 박병호 대신 문상철을 주전 1루수로 세우는 강수를 뒀다.
‘파격’의 결과, KT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4일까지 17경기에서 10승 6패 1무의 성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 기간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며 꼴찌에서 8위로 올라섰다.
KT는 앞으로 호재가 더 많다. 부상으로 이탈한 토종 에이스 고영표와 셋업맨 이상동이 이르면 이달 말, 외야수 배정대는 다음 달 합류할 예정이다. 내야수 심우준도 여름께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다.
지난 7일 이강철 감독은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내야수 천성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또 한 번의 강수를 뒀다. 이 감독은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공을 쳐야 할 때와 보내야 할 때를 알아가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조언하며, 중위권 도약을 향한 ‘마법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