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남인수가요제 올해도 추진…마찰 재현 우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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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26일 가요제 예심 예정
창원 예심·준결승 등 일정도 확정
시민단체 반발…갈등 재현 ‘우려’

올해 남인수가요제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 지난해 장소 논란이 있었던 만큼 올해 예심은 사유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독자 제공 올해 남인수가요제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 지난해 장소 논란이 있었던 만큼 올해 예심은 사유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독자 제공

친일행적 탓에 지난해 개최 장소가 바뀌는 등 많은 논란을 낳았던 남인수가요제가 올해도 추진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친일행적을 문제 삼고 있는 시민단체가 많아 올해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남인수기념사업회는 최근 현수막을 걸고 오는 26일 제2회 남인수가요제 예심을 치른다고 밝혔다. 예심 장소는 문산읍 특설무대로 사유지다.

기념사업회는 또 다음달 15일에는 창원에서도 예심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9월 22일에는 준결승, 11월 2일에는 본선을 치른다. 창원 예심과 본선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남인수가요제 논란은 지난 2022년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08년 폐지 이후 당시 진주연예협회가 10여 년 만에 부활시키려 했지만 시민사회단체가 친일행적을 문제 삼으며 반발하자 결국 취소했다.

지난해에는 기념사업회가 남인수 추모공연과 가요제를 개최하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시민사회단체 반대에도 기념사업회가 강행하면서 결국 가요제는 열렸지만 장소 대여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기념사업회는 당초 진주시에 남강야외무대를 대여했지만 시민단체와의 충돌을 우려한 진주시가 대여를 결국 취소했다. 이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문산읍 사유지에서 개최했는데, 접근성이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도 장소 대여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공공시설에서는 남인수가요제가 열리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남 진주시 진양호공원에 세워져 있는 남인수 동상. 비석에는 그의 대표곡인 애수의 소야곡이 새겨져 있다. 김현우 기자 경남 진주시 진양호공원에 세워져 있는 남인수 동상. 비석에는 그의 대표곡인 애수의 소야곡이 새겨져 있다. 김현우 기자

시민단체 관계자는 “친일행적이 있는 가수 남인수를 추모하는 가요제를 공공시설물에서 추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념사업회 측은 일단 가요제를 강행하는 한편, 남인수 선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는 노력도 병행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삼 남인수기념사업회 총괄본부장은 “남인수 선생에 대한 오해도 많다고 생각해서 자료를 모으고 있다. 차후 자료가 정리되는 대로 친일행적을 바로 잡을 예정이다. 무엇보다 남인수 선생의 예술적인 면모는 따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많은 후배들이 남인수 선생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고 금지곡도 아닌데, 가요제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인수(본명 강문수, 1918~1962)는 진주 출신으로 활동 당시 가요계의 황제, 가황이라 불렸다. 애수의 소야곡(1938), 감격시대(1939), 낙화유수(1942), 가거라 38선(1948), 이별의 부산정거장(1953), 청춘 고백(1954) 추억의 소야곡(1954) 등을 잇따라 히트 시키며 당시 대중문화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그의 노래가 오랜 시간 사랑 받으면서 경기도 양주군에 노래비가 세워졌고 고향인 진주에는 동상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또 남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도 열렸다. 1991년 서울에서 처음 열렸고, 1996년에는 진주에서 제1회 남인수 가요제가 펼쳐져 해마다 이어졌다. 하지만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남인수 이름이 오르면서 한동안 열리지 않았고 지난해 다시 부활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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