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전방위 개혁 의욕 넘쳤으나 여소야대 속 '최대 위기'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전 정부 소득주도성장·탈원전 폐기 등 국정기조 변화 나서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도 밀어부쳐
대국민소통 부재·대야협력 얻어내지 못해 곳곳에서 진통
총선 참패라는 성적표에 국정 쇄신 모색 나서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8월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8월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2년 동안 전임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되는 국정 기조를 설정하고 과감한 개혁 추진에 나섰다.

자유시장 경제를 기본 철학으로 깔고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의 폐기를 선언했고, 노동·연금·교육 등 3대 분야 개혁에도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항과 진통도 적지 않았다. 윤 대통령 취임 전부터 구축됐던 여소야대라는 현실적 벽은 결코 낮지 않았다. 국정 과제 추진은 물론이고, 핵심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도 제자리를 맴돌았다.

여야 대치 정국이 심화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내기 어려워졌고,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과 맞물리면서 결과적으로 국정을 책임 진 정부·여당 책임론이 부상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와 여당은 여소야대 정국에 대한 냉철한 현실 인식의 부재 속에 정교하지 못한 강공 일변도 행보를 보이면서 개혁 동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통 부족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연구개발(R&D) 예산의 대대적 삭감, 시험 150여일을 앞두고 이뤄진 수능 출제 기조 전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의료 개혁은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로 시작된 의·정 갈등 장기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해병대 채상병 사태와 연관된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설화 등 악재가 계속 터져나왔다. 기자회견과 같은 직접 소통을 1년 9개월 동안 아예 차단했던 대 언론 행보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불통 이미지는 총선 정국에서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집권 3년차를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4·10 총선의 패배로 임기 내내 여소야대에 처한 역대 첫 대통령이 됐기 때문이다. 향후 정국은 이전 2년보다 거세게 요동칠 개연성이 짙다. 지난 집권 2년 동안보다 더욱 강해진 야권은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추진 등 파상공세를 이미 예고한 상태다.

여권 내 상황도 만만찮다.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은 물론이고 차기 원내대표로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 단독 출마 분위기가 형성되자 반발이 극에 달했다. 집권 초반처럼 일사불란하게 여당이 윤 대통령을 지원하는 시기는 끝났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불통의 이미지를 깨고, ‘협치’를 통해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여야를 막론하고 쏟아졌다.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달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이 성사된 배경이기도 하다. 소통 강화 요구가 커짐에 따라 취임 100일을 마지막으로 끊어졌던 기자회견도 9일 열린다.

윤 대통령이 현장에서 들리는 민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에 성공하고, 반대세력까지 포용하는 협치를 통해 국정운영의 동력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