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환경과 개발 양립 조율하는 게 가장 큰 숙제"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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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저대교·거제 남부관광단지 등
지지부진했던 지역 현안 풀어내
환경 정책, 지속 가능 발전 중요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환경정책은 인간 삶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시작됐다"며 환경에 대한 지론을 밝혔다. 강대한 기자 kdh@

“환경 정책의 시초는 환경 보존에서 시작된 게 아닙니다. 인간 삶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이지 않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환경부에 30년을 넘게 몸담은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이 최근 밝힌 자신의 환경에 대한 지론이다. 최 청장은 “환경단체에서 ‘환경청장이 어떻게 발전을 이야기하느냐’며 공격하겠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확실히 하지 않으면 되레 편파적인 사람이 된다”면서 “환경과 개발 양립이 가능한 조화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가 가장 큰 숙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말 낙동강유역청장으로 부임한 그는 오랫동안 환경영향평가를 넘지 못해 발목 잡혔던 지역 현안 여러 건을 풀어냈다. 특유의 진취적 업무 스타일이 반영된 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거제 남부관광단지 조성 사업과 부산 대저대교 건설이다.

남부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30년 가까이 표류하다 최근 가덕신공항·남부내륙철도 등 지역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방향을 바꿔 ‘기업혁신파크’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조성 부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인 ‘대흥란’이 발견되면서 환경단체 반대에 부딪혔다. 환경단체는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가 거짓·부실하게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최 청장은 “제가 오기 전인 지난해 6월께 환경단체와 대흥란을 공동 조사하는 평가 협의를 조건부로 해줬다”면서 “조사를 해 보니 기존 100개체 이하이던 대흥란이 약 1500개체나 발견됐고 환경단체는 기존 조사가 엉터리였다는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최 청장은 “전문가 회의를 거쳐 거짓·부실은 아닌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 대흥란 특성상 평소 잘 보이지 않다가 비가 오고 난 뒤 확 피어오르기도 하기에 의도적으로 숨긴 것은 아니라고 봤다”며 “그래도 환경단체 덕분에 대흥란 서식지를 많이 찾아냈다. 저희는 서식지 과반을 원형 보존하면서 피치 못하는 일부 대흥란을 이식하는 방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대저대교 건설 사업 역시 오랜 진통을 겪으며 지지부진했다. 대저대교는 왕복 4차로 길이 8.24km로 부산 강서구 식만동에서 사상구 삼락동 사상공단을 연결하는 낙동강 횡단교량이다. 2010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후 2016년 전략환경영향평가도 거친 이 사업은 철새도래지 훼손 논란 때문에 7년째 사업이 답보 상태였다. 결정적으로 환경영향평가서가 허위로 작성된 일이 드러나면서 후속 절차 진행이 꽉 막혔다.

최 청장은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생태조사에 참여한 업체가 거짓 조사를 하면서 논란을 샀다”면서 “2020년부터는 다른 업체가 조사하도록 하면서 평가서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낙동강청은 이후 부산시와 협의를 거쳐 겨울 철새 활동 보장, 서식지 확대 등 보완을 담은 새로운 평가서를 올 1월 통과시켰다.

그는 대저대교 건설 필요성에 공감하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문화재청에서 부산시가 낸 대저대교 사업 문화재 현상변경 신청을 부결한 일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최 청장은 “우여곡절 끝에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대저대교 건설 사업이 또 지연되는 건 굉장히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문화재청 개별 심의위원들에게 환경·생물 전문기관들이 모여 수년간 검토한 내용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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