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건의료 ‘심각’ 땐 외국 의사면허자 국내 진료 허용할 것”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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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학칙 개정 부결 부산대
교무회의 개최 재심의 요청키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8일 오후 의대 정원 배정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8일 오후 의대 정원 배정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정원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안을 부산대 교무회의가 부결한 데 대해, 부산대가 다시 교무회의를 열고 재심의를 요청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부산대는 8일 “차정인 총장이 교무회의 부결 결정에 대해 임시 처·국장회의를 열고 교무회의에 재심의를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부산대 교무회의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다. 교무회의는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심의하는 심의기구인 만큼, 최종적으로는 총장이 학칙 개정을 공포할 수 있다.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과정을 담은 ‘회의록 부재’ 논란에 더해 부산대 교무회의가 학칙 개정을 부결하면서 교육부는 이날 별도로 의대 정원 배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열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32개 의과대학이 속한 대학 중 12개 대학이 정원 증원과 관련해 교무회의를 거쳐 학칙을 개정했다.

교육부 오석환 차관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달리 의대 정원 배정위원회는 법정 위원회가 아니며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다”며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된 항고심을 진행 중인 고등법원에서도 배정위원회의 회의록은 별도로 요청하지는 않았다. 법원에서 요청한 자료와 소명 사항은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오 차관은 또 “부산대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부산대의 경우 의대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해 의대 증원이 반영된 학칙이 개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와 부산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 교수회는 이날 학칙 개정 부결을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혹시라도 편법적인 재의결 압박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앞으로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일 경우 외국 의사면허 보유자도 한국에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장기화를 대비하며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8일 보건의료 위기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일 때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이달 2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지난 2월 19일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정부는 2월 23일 오전 8시, 보건의료 재난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했다.

이에 비상진료체계에 따라 군의관·공보의를 전국 수련병원에 투입하는 등 대책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의정 대화가 지지부진하고, 극적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해외 면허 소지자에게 한시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조영미 기자 hangang@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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