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최대 수출 시장은 미국…日·中 제쳤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올해 농식품 미국 수출 16% 증가…'소비 침체' 일본·중국은 감소
미국서 한류에 K푸드 인지도 상승…불닭볶음면·햇반·김치 인기

삼양식품이 지난해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업고 해외 매출이 처음으로 8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지난 3월 21일 밝혔다. 사진은 불닭 브랜드 해외 프로모션. 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이 지난해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업고 해외 매출이 처음으로 8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지난 3월 21일 밝혔다. 사진은 불닭 브랜드 해외 프로모션. 삼양식품 제공

미국이 올해 일본과 중국을 단숨에 제치고 K푸드 최대 수출 시장으로 떠올랐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주요 시장 농림축산식품 수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대(對)미국 농식품 수출금액은 4억 7900만 달러(약 6500억 원)로 국가별 수출 1위에 올랐다. 일본은 4억 5200만 달러, 중국은 4억 4000만 달러로 각각 2위와 3위로 밀렸다.

이 기간 국가별 농식품 수출금액은 미국이 작년 동기보다 15.9% 증가한 반면에 일본은 5.7%, 중국은 1.8%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1∼4월에는 일본이 4억 8000만 달러로 1위였고, 이어 중국(4억 4800만 달러), 미국(4억 1300만 달러) 순이었다. 농식품 수출금액 순위에서 미국이 1년 새 두 계단 뛰어올라 1위에 오른 것이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한국 농식품 수출금액은 일본, 중국, 미국 순이었으나 2월부터 미국이 1위로 치고 올라서더니 4월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미국은 2022년만 해도 1위 일본과 격차가 연간 3억 3000만 달러가량 났다. 그러다 지난해 미국 수출금액은 8.7% 증가했으나 일본은 6.6% 감소하면서 두 나라 격차는 2억 달러 넘게 줄었다.

올해는 소비 침체를 겪는 중국 시장과 엔저 현상이 심화하고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일본 시장은 수출이 감소했지만, 미국 시장 수출은 두 자릿수를 훌쩍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용직 농식품부 농식품수출진흥과장은 미국으로의 농식품 수출 증가에 대해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뜬 이후에 K푸드 인지도가 높아졌다"면서 "달러 강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 시장 수출이 급증한 대표적인 품목은 라면, 쌀 가공식품, 김치 등이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미국으로의 라면 수출은 64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83%나 늘었다. 전체 라면 수출액 증가율(34%)의 2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미국으로 수출된 김밥, 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은 4900만 달러로 58% 증가했다. 김치 수출은 1600만 달러로 28% 늘었다.

라면 수출을 이끄는 것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80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는데, 특히 미국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에 입점한 데 힘입어 삼양아메리카는 154% 증가한 1억 2200만 달러(약 16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삼양식품 수출에서 미국 시장 비중은 2022년 15%에서 지난해 23%로 높아졌다.

미국 유명 래퍼 카디 비(Cardi B)가 지난 3월 말 까르보불닭을 직접 끓여 맛보는 영상을 올려 지금까지 3400만 건의 조회수를 올렸다. 지난달에는 뉴욕타임스도 미국 내에서 불닭볶음면이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미국 시장 비중은 중국과 맞먹는 정도로 커질 것 같다"면서 "지금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쌀 가공식품 가운데는 냉동 볶음밥, 즉석밥 등 가공밥이 미국에서 간편식 수요 증가에 따라 판매가 늘었다. 떡볶이를 비롯한 떡류도 한류 문화 확산과 함께 소비가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햇반 백미' 판매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매출(11조 2644억 원) 가운데 북미 매출(4조 3807억원) 비중은 39%로, 4년 만에 6% 포인트(P) 높아져 40% 돌파를 앞두고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