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은행, 선진국 대부분 국가 운영… 미국·덴마크 상업 거래 발달 [남성 빠진 '반쪽' 난임 대책]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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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정자은행은 어떻게

영국·프랑스·중국, 국가 운영
일본, 비영리·민간형 은행 공존
국가 차원 우수 유전자 보존도

세계 최대 정자은행인 크리오스 인터내셔널(Cryos International) 홈페이지 화면. 세계 최대 정자은행인 크리오스 인터내셔널(Cryos International) 홈페이지 화면.

정자은행은 불임 치료 목적으로 1964년 미국 아이오와주와 일본 도쿄에 처음 만들어졌다. 불임을 유발하는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기 전이나 반영구적 불임 수술을 받기에 앞서 미리 정자를 동결·보관하는 목적에서 시작해 정자를 기증받아 남성 원인 난임 부부에게 제공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설립과 관리 주체에서 보면 국가나 공공 정자은행에서 출발해 상업적 정자은행으로 분화됐다.

영국과 프랑스는 중앙과 지역 거점 병원이 그물망처럼 연결된 국가 정자은행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영국은 주요 도시에 있는 국민건강보험 병원 불임센터에 정자은행이 있다. 프랑스는 중앙 정자은행과 지역 거점 병원·대학병원의 정자은행이 연계돼 있다.

일본은 동경정자은행협회나 일본정자은행 등 비영리 정자은행과 정자은행을 갖춘 불임센터가 공존한다. 암 환자의 정자 동결·보존을 돕는 시민연대가 활동하는 등 정부와 민간이 가임력 보존을 위해 노력 중이다.

중국은 1981년 후난성에 국가 정자은행이 처음 설립됐으며, 17개 성의 거점 병원에 공공 정자은행과 혈통정자은행(자가 동결 방식), 체외수정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2001년엔 정자관리법이 제정돼 정자를 국가 자원으로 관리 중이다. 과거 강력한 인구 억제 정책을 시행했던 시기에도 국가가 남성 원인 난임 부부에 대해 1가구 1자녀가 가능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정자를 공여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정자은행’ 등과 같은 공공 정자은행과 불임센터가 운영하는 정자은행 등 비영리와 상업적 정자은행이 혼재돼 있다. 특히 상업적 정자은행이 발달해 있는데, 지난 30년간 정자은행을 통해 100만 명 이상의 아이가 태어났다.

덴마크도 상업적 정자은행이 성업 중이다. 미국과 덴마크의 대형 상업적 정자은행들은 세계 여러 곳에 지사를 두고 현지에서 기증 정자를 공여하거나, 국제 배송도 해준다.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우수한 유전 인자를 가진 정자를 종족 보존과 인구 증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보존하고 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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