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4%대 '반등'… 변동금리 차주 부담 가중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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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주담대 평균 금리↑
인터넷은행 금리도 상승세
미 기준금리 인하 연장 영향
수요 억제 위한 조처 분석도

시중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대로 반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시중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대로 반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가 최근 4%대로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내림세를 보이던 은행채 금리가 다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는 3.43~5.906%로 집계됐다. 두 달 전인 지난 2월 말(3.28~5.47%)과 비교해 상단이 0.44%포인트(P) 뛰었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도 이미 지난달에 3% 후반대에서 6% 후반대까지 오른 상태다.

주요 은행의 주담대 대출 금리는 이미 연 4%대로 돌아왔다.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5대 은행 중 지난 3월 주담대 평균 금리가 연 3%대를 기록한 곳은 하나은행(연 3.71%)과 농협은행(연 3.89%) 두 곳뿐이다. 나머지 3개 은행은 연 4%대를 기록했는데 지난 2월만 해도 하나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연 3%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오르고 있는 영향이 크다. 5년 만기 은행채 평균 금리는 지난 1일 기준 3.960%로 한 달 새 0.196%포인트나 올랐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올해 상반기에서 하반기 이후로 미뤄지며 기대감이 선반영됐던 은행채 금리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2일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융통화위원 전부가 이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주담대 금리를 책정해 온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이미 지난 3월 연 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가 연 4%대로 돌아온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 3월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04%로 전월 대비 0.23%P 상승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연 3.78%로 전달에 비해 금리가 올랐다.

주담대 변동형 상품의 금리도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담대 변동형 금리를 산정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달부터 높아진 은행채 등 시장 금리 상승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전달의 자금조달 비용이 반영돼 후행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여기에 연초부터 크게 늘어난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월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에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2% 내로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신생아 특례대출 출시와 부동산 거래 일부 회복 등의 영향으로 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상보다 높은 수요 등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수요 억제를 위해선 일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당분간 고금리 장기화가 예상되며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을 받은 이들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변동금리를 선호하는 차주가 많았지만, 현재로서는 연내 인하 가능성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 비중은 42.5%로 전월 말(34.4%) 대비 8.1%P나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고정금리 비중은 65.6%에서 57.5%로 오히려 떨어졌다.

앞서 금감원은 은행권 자체 고정금리 주담대 목표 비율을 30%로 신설하는 행정지도를 실시한 바 있다.

이는 시중은행 주담대 대부분이 변동금리인 만큼 2022년 이후 기준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판단 아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여 차주의 금리 변동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함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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