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역을 경의선 숲길처럼… 서부산 관광 1번지 꿈꾼다
부산 북구청, 마스터플랜 수립
총 예산 2100억, 단계적 추진
낙동강은 노을 명소로 상품화
부산 북구가 서부산 대표 관광 1번지 도약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낙동강과 공원을 활용한 자연 힐링 관광부터 활동적인 콘텐츠까지 북구만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활용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부산 북구청은 지난 8일 ‘북구 트래블로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보고회’를 거쳤고 이달 말 용역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고 12일 밝혔다. 트래블로드 조성은 민선 8기 역점 사업으로 금정산과 백양산, 낙동강을 연결해 북구만의 인프라로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총 25개 테마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2032년까지 트래블로드 조성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북구청은 각 지역이 갖는 역사와 자연, 문화 인프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구역을 분류했다. 북구 전역을 △낙동강을 낀 에코힐링로드(7km) △백양산을 지나는 어반컬쳐로드(4km) △화명수목원 일원 액티브 트레킹로드(7km) 등 3개 공간으로 나눴다.
낙동강과 화명생태공원을 활용하는 에코힐링로드는 도심 속 힐링 콘텐츠 구축에 방점이 찍혔다. 코로나19 이후 치유와 힐링 관광이 인기를 끄는 만큼, 북구를 부산 웰니스 관광 1번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시설은 식당과 숙박시설이 포함된 ‘네이처 힐링파크’로, 이곳을 거점으로 공원 내 맨발걷기나 트레킹, 요가, 명상 등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생각이다. 구포역~화명생태공원 일원은 반려동물 라운지 가든과 산책로를 조성해 반려가구 유입도 늘릴 계획이다.
낙동강을 낀 구포역 일대를 부산의 ‘연트럴파크’(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빗대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대 경의선 숲길을 부르는 별칭)로 꾸미자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 간 단절을 만들었던 경부선 철도를 연남동 경의선 숲길처럼 만들어 젊은 층을 적극 유입시키자는 노림수다. 구포역 골목에 디지털 아트를 시도해 분위기를 바꾸고 구포맥주 등 북구 특산물을 활용한 카페·디저트 거리를 만드는 안도 제시됐다.
북구의 지형을 활용한 새로운 체험형 어트랙션 설치도 검토된다. 금정산과 인접한 화명동 일원에 친환경 무동력 카트 레이싱 파크와 놀거리를 제공하고 인근에 캠핑과 피크닉존도 설치해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 골자다.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이 북구 곳곳을 밤늦게까지 즐길 수 있도록 ‘달빛 야간 콘텐츠’도 추진한다. 북구의 낙동강 노을을 브랜딩하고 상품화해 전국적인 노을 명소로 키우겠다는 것이 목표다.
예산 마련과 개발제한구역으로 인한 제도적 제한은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트래블로드 추정 예산은 약 2100억 원이다. 예산은 향후 부산시나 중앙 공모사업, 민자 유치 등을 통해 확보하거나 상황에 맞게 사업 내용을 변경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밑그림 수준인 만큼, 주민 의견을 수렴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게 구청 설명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